제98화
“우선 아저씨 심장병은 누군가가 일부러 약을 타서 발병한 거라는 것부터 입증해야 해.”
온하준은 습관적으로 턱을 매만지며 말했다.
“그리고 계약서의 허점을 찾아내서 계약을 무효화시키는 거야.”
둘이 열띤 토론을 나누고 있을 때 아래층에서 인기척이 들리자 온하준은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 대며 천천히 난간 쪽으로 다가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두 남자가 능숙하게 거실을 뒤지며 무언가 찾고 있는 것 같은 모습에 온하준은 나지막하게 말했다.
“도둑이야.”
“아니야. 귀중한 물건엔 손을 안 댄 거로 봐서 저 사람들도 계약서를 찾으러 온 것 같아.”
“뒷문 어딨는지 알아?”
귓속말을 할 때 전해지는 그녀의 뜨거운 숨결에 온하준은 몸을 흠칫 떨며 길을 안내했다.
“이쪽으로 와.”
온하준이 계약서를 들고 서재 옆에 있는 계단을 따라 내려가고 있을 때 2층에서 남자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재는 뒤져봤어?”
“찾아봤는데 계약서는 없었어.”
“잘 좀 찾아봐. 사장님이 내일 아침까지 무조건 찾아오라고 했단 말이야.”
그들의 목소리가 커지자 온하준과 소유진은 서둘러 별장을 빠져나와 차에 올라탔다.
“역시 계약서 찾으러 온 사람들이네.”
“우리 추측이 맞다는 거잖아.”
소유진이 숨을 몰아쉬며 말하자 온하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대로 된 계획을 짜야 할 것 같아. 계약서는 찾았지만 다른 무언가가 더 필요해.”
“나 법조계에 아는 분 있는데 기업 갈등을 주로 맡아왔던 사람이라 도움 될 거야.”
“좋은 생각이야. 그리고 재원 그룹에 있는 믿을만한 사람들한테도 연락해봐야겠어.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아야 하니까.”
그때 온하준의 핸드폰이 울렸다.
“하준아, 아빠 수술 성공했어! 생명에 더는 지장 없을 거래.”
“다행이네. 지금 상태는 어떠셔?”
“선생님이 적어도 48시간은 경과를 지켜봐야 한대.”
“오늘 병원 와줘서 고마워... 아, 서류는 찾았어?”
조아영의 질문에 온하준은 소유진을 힐끗 보며 대답했다.
“응, 찾았어. 아영아, 나 너한테 할 말 있는데 나중에 얼굴 보고 얘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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