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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장 아이 안 낳아?

나유아는 자기가 이 자리에 필요 없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나은희는 이들 부부가 좋아 보여 더욱 기분이 좋았고 또 안심했다. "너희 둘 이제 어린지도 않은데 이렇게 바빠서야 언제 아이 낳아?" 나은희가 식사 중 갑자기 나유아와 고선호에게 물었다. 나유아는 고선호가 어른들이 아이 이야기를 꺼내는 걸 싫어하는 걸 알고 오해라도 할까 봐 급하게 입을 열었다. "아직 생각 중이에요. 제가 몸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서 임신이 안 되나 봐요. 노력 중이에요." 고선호는 굳은 얼굴로 아무 말없이 조용히 아침을 먹었다. 나은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는 28살이면 애 낳기 안 좋고 30살 되면 위험해. 내가 한의사 찾아볼게. 약 먹으면서 몸조리 좀 해." 사실 고선호의 할머니가 이미 다 했던 일들이었다. 고선호는 약을 받으면 나유아에게 주지 않고 바로 버렸었다. 나유아는 대충 대꾸하면서 고선호를 몰래 힐끔힐끔 쳐다봤다. 식사를 마친 후 고선호는 나유아와 나은희를 집으로 데려다 주었다. 아줌마는 이미 집에서 나은희를 기다리고 있었다. 고선호와 나유아는 나은희를 방으로 부축해 가고 아줌마도 뒤따라 들어왔다. "아줌마 할머니 좀 돌봐주세요. 저는 나가서 발 치료할 약이랑 장 좀 봐 올게요." 나유아는 조금 다급한 말투로 말했다. 나유아는 말하면서 집 밖으로 나가는 고선호를 힐끔 봤다. "가봐." 나은희는 웃고 있었다. 나유아가 뛰듯이 집 밖을 나오자 고선호가 계단 입구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나유아는 긴장한 상태로 고선호의 옆으로 다가갔다. 할머니가 아이를 언급한 후 고선호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고 가끔 대답만 했다. 나유아는 고선호가 화난 걸 잘 알고 있었다. "할머니 말 너무 마음에 두지 마… 원래 노인들이 잔소리 많이 하잖아…" 고선호는 짜증이 난 듯 나유아의 말을 끊었다. "할머니가 잔소리하시는 거야 아니면 네가 일부러 유도한 거야?" 나유아는 고개를 들어 고선호를 바라보고는 곧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그럼 지금이라도 가서 이혼 서류 작성하던가."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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