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장 사람이 할 짓 했네
하지만 지금 그것들이 배지혜가 나유아를 놀리는 이유가 되었다.
나유아는 어이없는 웃음을 짓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커피를 내려 배지혜한테 가져다주었다.
그제야 배지혜는 얌전히 협조했다. 오래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사이즈를 반이나 쟀다. 배지혜는 또 꾸물대며 화장실에 샤워하러 가겠다고 했다.
나유아는 그 틈을 타 성효진한테 문자를 보냈다. [넌 어때?]
[...] 성효진은 어이없는 듯했다. [어떨 것 같아?]
성효진한테 허풍을 치라고 해도 거래처랑 술을 마시라고 해도, 거래처한테 나유아의 디자인에 대해 3일 동안이나 말하라고 해도, 성효진은 바로 한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성효진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잊은지 오라고 오랫동안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
혹시나 그린다고 해도 그냥 보통 수준이었기에 제출하면 수정의 체면을 깎아내릴 게 뻔했다.
나유아는 휴대폰 너머로도 성효진의 다급한 얼굴이 보이는 듯하여 일어나서 줄자를 치우고 화장실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성 대표님이 도움을 청해서요. 준비 다 하시고 저한테 오시면 제가 사이즈 재 드릴게요."
사이즈를 재는 건 급한 게 아니었다. 오후의 초안이 더 중요했기에 나유아는 빨리 돌아가서 성효진이랑 디자인 초안을 그려야 했다.
배지혜는 화장실에서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나유아를 막지도 않았다. 나중에 디자인할 수 없으면 다시 자신한테 와서 사정할 거라고 생각했다!
나유아는 묵인으로 받아들이고 방을 나서서 깊은 숨을 들이쉬고는 떠났다.
고선호한테 어젯밤 원고를 달라고 할 셈이었다.
시간이 없기도 했고 배지혜 같은 사람한테 다른 디자인을 해주고 싶지 않았다. 배지혜는 그럴 자격이 없으니까!
나유아는 고민 끝에 고선호한테 방에 있냐고 문자를 보냈다.
고선호는 아무 답장이 없었다.
나유아는 복도에서 너무 오래 있다가 카메라에 찍힐까 봐 방으로 돌아와 옆에 있는 장롱에 기대 슬리퍼를 바꿔 신으려고 했다. 순간 이상한 촉감이 들었다.
머리를 돌려 보니 장롱 위에는 어젯밤 고선호 방에 두고 왔던 디자인 원고가 놓여 있었다. 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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