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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장 설계도의 네 글씨체

나유아는 욕실에서 나오자마자 고선호가 테이블 위의 설계도를 뚫어져라 바라보던 모습을 보곤 순간, 긴장했다. 당황한 그녀는 결국 엉뚱한 질문을 던졌다. "너 여기 어떻게 들어온 거야?!" 생각에 잠겼던 고선호가 나유아의 말을 듣곤 그녀를 바라봤다, 그리곤 테이블 위에 있던 설계도를 집어 들었다. "호현이가 키 줬어, 왜, 나 들어오면 안 돼?" 나유아는 그런 고선호를 보며 당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곤 담담한 말투로 대답했다. "아니, 키를 왜 너한테 줬나 해서. 내가 문 안 열어주는 것도 아니고." 고선호는 나유아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설계도를 자세히 보기 시작했다. 나유아는 가운을 두른 채 고선호에게 다가가 당당하게 말했다. "좀 고쳤는데 마음에 들어?" "설계도에 왜 다 네 글씨야?" 설계도를 보던 고선호가 나유아를 보며 물었다. 그녀의 머리가 아직 젖어있었던 탓에 물 한 방울이 그녀의 쇄골을 타고 밑으로 흘러내렸다. 고선호의 시선도 그 물방울에 집중되었다, 그가 물방울을 보며 넋을 놓을 때쯤, 나유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 사장이 나한테 디자인 좀 배우라고 했어, 그래서 매번 디자인 요소들을 나한테 작성하라고 하거든." 하지만 나유아의 말은 이제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고선호는 설계도를 내려놓더니 수정 후의 드레스를 바라봤다. 드레스는 충분히 예뻤지만 피부 위에서 천천히 흘러내리던 물방울보다 못했다. 나유아가 고선호 옆으로 다가가자 바디워시의 향기마저 환각제라도 된 것 같았다. 고선호는 그런 나유아를 바라보다 갑자기 그녀의 허리를 안았다. 그리곤 나른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일부러 그런 거야?" 나유아는 그 말을 들은 순간, 할 말이 없어졌다. "네가 키 들고 내 방으로 쳐들어와 놓고 나한테 일부러 그랬냐고 물어보는 거야?" 고선호는 더 이상 캐어묻고 싶지 않았다. 고선호가 그녀를 침대 위에 눕히자 나유아가 그를 툭 쳤다. "나 아직 머리도 안 말렸어." "젖으면 내 방 가서 자면 돼." 고선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설계도를 향한 고선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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