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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장 억울할 거 없어

심호현은 나유아 방으로 들어서자마자 문을 닫더니 간만에 보는 진지한 얼굴로 나유아를 바라봤다. "형수님, 아직 화났어?" 나유아의 상태는 좋아 보이지 않았다. 피곤한 얼굴도 그랬고 눈에도 걱정이 가득해 보였다. "아니, 화 안 났어." 나유아는 단 한 번도 화가 난 적이 없었다, 그저 실망스러운 거였다. 그러자 심호현이 나유아를 부축해 소파 앞으로 다가가 앉았다, 그는 무척 젠틀했으며 말투도 부드러웠다. "형수님, 내가 선호랑 얘기를 좀 해봤는데 선호가 장이수랑 진현우를 놓아주기로 했어. 그런데 형수님이 장이수 때문에 선호랑 맞서서 걔가 조금 화가 난 거야." "고선호는 배지혜를 위해서 그렇게 많은 걸 했는데도 나 화 안 냈어, 그런데 걔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화를 내는 거야?" 나유아는 그 말을 들으니 웃겼다. 그러자 심호현이 얼른 나유아에게 물 한 병을 건네줬다. "형수님, 선호도 질투가 나서 화를 내고 있는 거지. 형수님이 남자 모델 때문에 자기랑 맞서니까 형수님이 너무하다고 생각한 거야." 하지만 나유아는 심호현이 건네는 물을 받지 않았다. 심호현은 결국 난감하게 물병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더니 다시 그녀를 설득했다. "두 사람 부부잖아, 앞으로 결혼한 거 밝혀졌을 때, 다른 사람이 또 입방아 찧을까 봐 걱정되서 선호가 화내고 있는 걸 수도 있지." "어떻게 하면 되는지 말해 봐." 심호현의 말을 듣던 나유아가 물었다. 나유아는 다른 이가 자신과 고선호의 결혼을 들먹이는 걸 듣고 싶지 않았다. 두 사람의 결혼은 유명무실했다, 고선호가 당당하게 방송을 이용해 배지혜에게 길을 깔아주고 있는데 심호현이 나유아 앞에서 두 사람의 결혼을 들먹이는 건 그녀를 비웃는 거나 다름없었다. 고선호는 배지혜의 미래를 위하여 나유아의 미래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었다. 나유아는 이제 이 결혼에 그 어떤 기대도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나유아의 말을 들은 심호현은 급하게 결과를 내놓지 않고 부드러운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 "형수님이 선호한테 아무 말도 안 하면 선호가 어떻게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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