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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장 글래머

클럽의 2층은 반원 모양의 테이블에 커다란 유리창이 되어 있어 1층의 공연을 볼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서건후와 그 일행은 명당 자리에 앉아 대단한 글래머의 여자와 스킨십을 나누고 있었다. 한편, 2층 화장실에 숨은 강준은 끝없이 육준혁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상대는 답장 하나 없는 데다 전화도 받지 않았다. “젠장.” 짧게 욕설을 내뱉은 강준이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일 생긴 거 아니야? 아니, 왜 전화를 안 받아?’ 강준은 또 영력을 사용해 서건후의 동태를 살폈다. 기분이 좋은 듯 호탕하게 웃고 있긴 했지만 두 눈의 다크서클은 판다 저리 가라였다. 저 정도 되는 다크서클은 잠을 제대로 못 잤거나 몸이 허해서일 가능성이 다인데 서건후는 이 두 가지 이유를 전부 가지고 있었다. 매일 밤새 술을 마시고 성관계를 가지니 몸이 남아날 리가 만무했다. ‘본인은 아직 잘 모르는 모양이지만 이미 몸의 체력이 바닥난 상태야.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결국 말라 죽게 될 거야.’ 강준은 휴대폰을 다시 확인했지만 육준혁은 여전히 아무 소식도 없었다. “더는 기다릴 수 없어. 저 여자 곧 일어날 것 같으니까.” 역시 영력으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강준은 다른 볼일이 있다고, 잠시 후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하는 윤아의 목소리를 똑똑히 들었다. “그래.” 어차피 오늘은 손님들을 접대하는 게 주목적이라 서건후는 윤아를 향해 연락하라는 제스처를 보여준 뒤 다른 이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싱긋 웃으며 손을 흔든 윤아는 가는 허리를 씰룩거리며 화장실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화장실을 가려는 건가?’ 순간 눈을 반짝이던 강준이 남녀 화장실 사이에 놓인 세면대에서 손을 씻기 시작했다. 한편, 거대한 가슴을 출렁이며 다가오던 윤아는 왼쪽에 있는 여자 화장실로 들어가려던 찰나, 뭔가 느낀 듯 발걸음을 멈추더니 환하게 웃으며 강준에게로 다가왔다. “저기요.” 윤아가 먼저 말을 걸자 주위를 살피던 강준이 손가락으로 본인을 가리켰다. “저 말씀하시는 거예요?” “어, 나 몰라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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