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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장 첫만남

윤아는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두 남자 앞에서 가슴을 더 쑥 내밀어 보였고 무덤덤한 표정의 손석진과 달리 석시훈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매혹적인 목소리와 눈빛이 닿을 때마다 온몸이 불타오르는 기분이었다. ‘구미호가 정말 존재한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다들 왜 간이고 쓸개고 빼줬는지 이해가 갈 것 같아...’ “크흠.” 이때 손석진이 갑자기 헛기침을 하고 그제야 움찔하며 정신을 차린 석시훈은 다시 이성의 끈을 다잡았다. ‘저 여자가 정말 작정하고 달려들면... 내가 참을 수 있을까?’ 하지만 지금은 개인적인 성욕보다 대표가 원하는 걸 이루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는 석시훈이 다급하게 말했다. “저한테 친구가 한 명 있는데 그 귀신과 여자를 제거하고 싶다네요. 윤아 씨가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대신 조건 2가지가 있어요.” 새빨간 입술을 씩 올리며 웃는 모습에 손석진도 석시훈도 마음이 설레어왔다. “말씀하시죠.” 이에 갑자기 정색하던 윤아가 말했다. “앞으로 한 달 동안 매일 밤 20대 젊은 남성 8명 이상 보내주세요. 몸 좋고 잘생긴 남자면 더 좋고요. 명심하세요. 무조건 8명 이상이어야 합니다.” 윤아의 말에 손석진과 석시훈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8명? 이건 도대체 무슨 취향인 거지...’ “알겠습니다.” 어이가 없긴 했지만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바로 근처에 대학교들이 많아 남학생들만 골라도 대충 몇만 명은 될 것이다. 어느 정도 페이만 맞춰준다면 매일 8명씩 제공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싶었다. “그리고 두 번째 조건은... 제가 여기저기 다니며 수련을 하다보니 돈이 좀 떨어져서요.” “얼마를 원하시든 편하게 얘기하십시오.” “200억 정도라면 주실 수 있을까요?” 2억도, 20억도 아니라 바로 200억을 요구하는 그녀의 모습에 석시훈의 눈이 거세게 흔들렸다. ‘아니, 200억이 뉘 집 개 이름도 아니고. 무슨 자신감으로 저러는 거야.’ “윤아 씨, 200억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닙니다. 그런 거액을 덜컥 주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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