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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장

대학 새내기의 첫날은 무척 바빴다. 주은우가 입학 서류를 제출한 뒤, 숙소를 정리하고 나니 저녁 8시가 다 되어갔다. 숙소는 8인 실이었고 천장에는 선풍기 두 개밖에 없었다. 그랬기에 숙소는 찜통이 따로 없었다. 주은우는 찬물로 샤워라도 해 더위를 식히려고 했지만 공용 샤워룸 밖에 서 있는 사람들을 보곤 포기했다. 셔츠와 청바지를 벗은 그는 편한 바지로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 쉬었다. 그리고 말랑 젤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안녕, 뭐해?" 3분이 지나갔지만 말랑 젤리는 답장을 하지 않았다. '얘도 금방 학교에 와서 바쁘겠지?' 주은우는 그렇게 생각하며 눈을 감고 잠시 자려고 했다. "안녕!" 그런데 그때, 문 앞에서 누군가의 밝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세준이 캐리어와 커다란 비닐봉지를 들고 숙소로 들어섰다. 봉지 안에는 시원한 콜라가 있었다. "나는 정세준이라고 해. 앞으로 우리 룸메이트네." "만나서 반가워. 그런 의미에서 내가 콜라 쏠게." 정세준이 캐리어를 옆에 놓고 콜라를 나눠주기 시작했다. "고마워." "잘 마실게." "세준아, 고마워." 콜라를 받은 아이들이 정세준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곧 정세준은 주은우의 침대 앞에 섰다. 그에게 콜라를 주려던 정세준은 그를 보더니 멈칫했다. "주은우, 너 나 알아? 나 강현 제1고등학교 나왔어!" 정세준을 본 주은우도 멈칫하더니 웃으며 대답했다. "응, 알아. 너 삼반 반장 정세준이잖아." 고등학교에 세 개 반급밖에 없었기에 3년 동안 학교를 다니다보니 주은우는 자연스럽게 3반 반장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주은우는 정세준이 자신이 알고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는 정세준과 얘기도 나눈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왜 너를 알고 있는 건지 그게 궁금한 거지?" 정세준은 주은우의 뜻을 알아차린 듯 웃으며 물었다. 하지만 곧 주은우는 그 이유를 알아차렸다. "유시영 때문이지?" "콜라 마셔." 정세준은 대답 대신 주은우에게 콜라를 건네줬다. "고마워. 나 목 안 말라." 주은우는 거절했다. 그는 정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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