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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장

박시후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는 강리아를 씁쓸히 바라보다 입가에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다시 시선을 돌려 서유준을 위아래로 천천히 훑어보았다. “며칠 전에.” 서유준은 그의 시선을 느끼지 못한 척 담담하게 대답했다. “리아를 보러 온 거냐?” 박시후와 서유준은 어릴 적부터 서로 알고 지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애매한 사이였다. 2년 전 서유준이 갑자기 해외로 떠나 연락이 끊겼고 오늘 다시 만나면서 그들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낯설지는 않았지만 어딘가 익숙한 감각이 있었다. 그 익숙함은 강리아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박시후는 이유 모를 경계심이 마음속에서 피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당연하지. 요즘 말을 잘 안 들어서 말이야.” 그는 무심한 듯 대답하며 강리아가 심통을 부린다고 덧붙였다. “여자들은 좀 달래면 돼.” 서유준은 두 사람의 관계가 이미 파국에 가까워졌음을 짐작했지만 굳이 그 사실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박시후는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며 소매를 매만졌다. “그런데 네가 여기 온 이유는 뭐야?” “그냥 지나가는 길이었어.” 서유준의 대답은 간결했지만 박시후는 믿지 않았다. 왜냐하면 서유준의 회사와 집 모두 이곳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박시후는 여전히 소매를 매만지며 날카로운 눈매를 살짝 좁혔다. “조만간 한번 보자.” 그는 앞으로 두 걸음 나아가 서유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그 손길은 결코 강하지 않았지만 위압감이 느껴졌다. 서유준은 본능적으로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그래.” 그는 박시후가 길을 건너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는 모습을 빤히 바라보았다. 손정원은 이미 강리아가 어느 동 몇 층에 사는지 알아냈다. 박시후가 도착했을 때 손정원과 강리아는 현관 앞에서 대치하고 있었다. “사모님, 제발 대표님을 한 번만 만나보세요!” 손정원의 목소리는 애원조였다. “안 봐요.” 강리아는 힘껏 문손잡이를 잡고 문을 닫으려 했으나 손정원이 몸의 반을 틈에 끼워 넣어 움직일 수 없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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