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장

강리아는 무표정으로 문 쪽을 바라보고는 다시 침대에 누워 있는 박시후를 바라봤다. 손정원이 그의 옷을 갈아입힌 덕인지 그의 몸에서 나는 술 냄새는 1층보다는 덜했다. 회색 홈웨어가 그의 강건한 몸에 밀착되어 있었고 얼굴은 여전히 매력적이었다. 며칠 동안 보지 못했더니 그의 턱에 수염이 살짝 길게 자라 있었는데 왠지 모르게 섹시해 보였다. 그의 가슴은 고르게 오르내렸고 눈가에는 붉은 기운이 돌며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술을 많이 마셨던 건 분명했지만 죽을 정도는 아닌 듯 보였다. 강리아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몸을 숙여 그의 얼굴을 천천히 닦았다. 그가 괜찮다는 걸 확인하자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갈 시간이 되었다. 하지만 그가 이렇게 술에 취해 깨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조금 더 돌봐주고 가기로 결심했다. 따뜻한 물수건으로 그의 얼굴을 닦은 후 홈웨어의 단추 몇 개를 풀고 목과 가슴을 천천히 닦아주었다. 그녀는 너무 급한 마음에 정신이 혼란스러워 차 창문을 반쯤 열어놓고 왔다. 하지만 바람을 쐬며 마음은 가라앉았지만 몸은 차가워져 손끝이 얼어버릴 정도였다. 그녀의 차가운 손끝이 가슴에 닿자 박시후의 긴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는 본능적으로 손을 들어 그녀의 손목을 잡고 눈을 가늘게 뜨자 강리아의 정교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이 순간 그녀의 주위로 빛이 온화하게 비추며 그녀를 한층 더 부드러워 보이게 했다. 그러나 그 눈 속에는 불안감이 가득했다. 강리아는 그가 깨어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물러나려고 했지만 박시후는 그녀를 더 강하게 자신의 가슴에 눌러버렸다. 그리고 그의 가슴에 눌려 짧은 치마의 단추가 두 개 풀려 하얗고 부드러운 피부가 박시후를 자극했다. 순간 귀가 박시후의 턱에 닿자 수염이 피부에 가볍게 스치며 강리아는 따끔거리고 가려운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그에게서 떨어지려고 몸을 비틀었다. 하지만 박시후는 다른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붙잡고 그녀를 다시 가슴에 가두었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