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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장

“네.” 손정원은 저도 모르게 진지해졌다. “강리아는... 지금 어때?” 박시후는 강리아의 상태가 오히려 궁금했다. 오늘 하루 종일 그의 카톡은 쉴 새 없었다. 긴급으로 만들어진 단톡방에 부모님을 포함한 가족이 모두 들어왔고 모두가 그를 욕해댔다. 할머니의 꾸중은 쉴 새 없었고, 부모님은 그를 믿는다면서 직접 해결할 수 있다고 응원했다. 다만 그 장편의 문자는 모두 할머니의 문자에 밀려 올라가 보이지 않지만 말이다. 박시후는 강리아를 그 단톡방에 끌어들여 그녀가 친 사고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가 바람을 피웠다는 폭탄을 투척해버리는 바람에 일이 얼마나 꼬였는지. “사모님은 더 프리지스트에 방 하나 딸린 작은 집을 얻어 세 들어 지내십니다. 현재 일하는 곳과 가깝거든요. 게다가 오늘 6천만 원 가까이 되는 큰 의뢰를 받아 인센티브만 해도 몇백만 원을 받을 겁니다...” 손정원은 아주 사소한 것까지 모두 보고했다. 그 보고가 마치자 건너편에서 한참 정적이 흘렀다. 그 순간 손정원은 자기가 이토록 상세하게 보고할 필요는 없었다는 걸 인지했다. 보아하니 대표님의 기분이 언짢은 모양이었으니까. “방 하나 딸린 집?” 박시후는 강리아가 돈이 없어 이렇게 작은 집에 산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그런 코딱지만 한 집에서 살지언정 돌아오지 않는다고? 고생하는 게 그렇게 좋나?’ 박시후의 눈빛은 순간 창 밖의 밤하늘과 하나가 된 것처럼 어두워졌다. “두 사람은 살 수는 있을 정도입니다.” 손정원은 뭐에 홀린 것처럼 말을 받아쳤다. “더블 침대도 있고요.” “...” “그런 후진 곳으로 내가 찾아 갈 것 같아?” “?” 손정원은 뜬금없는 대답에 혀를 끌끌 차며 말문이 막혀 하다가 한참 뒤에 입을 열었다. “대표님이 찾아가셔도 머물 곳이 없을 겁니다. 서유나 씨가 같이 있거든요.” “쓸데없는 소리한다. 와서 야근해.” 박시후는 잿빛이 된 얼굴로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 컨디션이 안 좋은 손정원은 자기가 대체 무슨 말실수를 했는지 아직도 감을 잡지 못했다. ‘내가 더블 침대 얘기를 꺼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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