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4장
“리아 씨는 국제 대회에 나갈 만큼 자신있는 거예요?”
갑작스러운 장옥의 물음에 강리아는 잠시 멍해졌다. 그녀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진지하게 고개를 저으며 솔직하게 대답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국제 대회까지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국내 대회에서 우승만 해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강리아는 말을 마치고 약간 민망한 듯 시선을 내렸다.
“물론 내로라하는 유명한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국내 우승을 바라는 것도 좀 무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회는 몇 달 동안 이어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강승재의 치료가 가장 중요한 시기에 접어들었었기에, 해외에 나갈 생각은 아예 없었고, 설령 우승한다 해도 국제 대회에는 나가지 않기로 이미 마음을 굳힌 상태였다.
장옥은 예상 밖의 대답에 잠시 눈을 가늘게 떴다.
“국내 우승을 그렇게 가볍게 여긴다면 왜 차근차근 준비하지 않았죠?”
“큰 기대가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더 도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보다 때로는 무작정 부딪혀보는 게 더 나을 때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강리아의 솔직한 대답에 장옥은 몇 초간 침묵을 지키다가 오른쪽 서랍을 열어 몇 장의 사진과 작은 봉투를 꺼냈다.
사진에는 강리아와 노시현이 1층에서 다정하게 대화하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누군가 리아 씨가 대회에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고 익명으로 제보했어요.”
장옥은 돌려 말하지 않았다.
“저도 리아 씨의 디자인을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특혜를 줄 순 없어요.”
장옥은 강리아의 디자인 시안에 붉은 ‘X’ 표시를 그었다.
이번 대회에는 다섯 명의 심사위원이 참여했고,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려면 적어도 네 표의 찬성이 필요했다.
즉, 나머지 네 명의 심사위원이 모두 강리아를 통과시켜야만 겨우 다음 라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생기는 상황이었다.
강리아의 얼굴이 순간 새하얗게 질렸다. 별안간 노시현이 별다른 이유 없이 불러내더니 잡담만 해댔던 기억이 스쳤다.
‘당시엔 대회 준비에 집중하느라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그게 함정이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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