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8장
특히 조나연이라는 여자 디자이너는 평소에도 주혁수에게 꽤나 시달렸던 모양이었다.
“리아 씨, 아직 어려서 혈기가 넘치는 건 이해하겠어요. 그래도 총무팀이 바쁘니 제가 리아 씨를 도와 샘플을 계단으로 옮겨줄게요. 그건 괜찮겠죠?”
주혁수의 말은 그럴듯했지만 그 속엔 뻔한 경고가 담겨 있었다.
너무 티 나게 굴지 않기 위해 총무팀 대신 일을 떠맡았지만 결국은 강리아의 입을 막기 위한 수단이었다.
하지만 그는 정작 자기 사무실 형광등 불빛 아래에서 입에 담기 힘든 말을 서슴없이 내뱉던 인간이었다.
‘그런 인간이 불이 꺼진 캄캄한 계단에서라면? 말로만 끝날 문제가 아니겠지...’
강리아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점장님, 저를 돕는 게 아니라 총무팀을 돕는 거죠. 그런데 저는 총무팀을 지원할 만큼 한가하지 않아서요. 매장 자재랑 색상을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말을 마친 그녀는 곧장 샘플 진열대로 향했다.
“강리아 씨! 내가 이렇게까지 기회를 주는데도 고집을 피울 생각인가요? 정말 해고라도 당해야 정신을 차릴 건가요?”
궁지에 몰린 주혁수가 노골적인 협박을 시작했다.
강리아는 순간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내가 직장 생활에 맞지 않는 걸까? 너무 직설적이고 유난 떠는 건가? 왜 두 번이나 이런 직장 분위기에 맞닥뜨린 거지? 입사한 지 얼마나 됐다고 이런 일을 겪어야 하지... 타협해야 하나? 주혁수를 따라 계단으로 가서 추잡한 짓 당하고 넘어가야 해?’
만약 모든 직장이 여성에게 이렇게 가혹하다면, 그녀는 정말 회사에 다닐 체질이 아닐지도 몰랐다. 이런 더러운 꼴을 당하고도 그냥 삼킬 수는 없었다.
“회사 규정에 따르면, 직원이 원칙적인 실수를 하지 않는 한 이유 없이 해고할 수 없습니다.”
결국 허나영을 상대할 때 썼던 논리를 다시 꺼내 들었다.
‘원칙을 앞세워 자기에게 시비를 거는 사람들을 막아보려 했지만 이러면 확실히 원수지간이 되겠지...’
“아까 리아 씨가 쓰던 컴퓨터에 중요한 파일이 있었는데, 지금 보니 사라졌던데요? 매장 기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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