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7장
“...대표님,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당장 시정하겠습니다.”
강리아는 박시후를 뒤로하고 다시 백화점 안 매장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차에서 매장까지 고작 몇 미터였지만 한기가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샘플 기둥은 여전히 저 멀리 바닥에 놓여 있었다.
강리아는 다시 샘플 기둥을 들려고 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이 길이로는 엘리베이터에 들어가지 않겠는데?’
그것은 즉 매장이 있는 8층까지 계단으로 운반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무려 여섯 개의 색깔도 제각각인 샘플 기둥들을 혼자 8층까지 계단으로 옮기다간 반쯤 죽어 나가겠어...’
강리아는 이내 포기하고 일단 엘리베이터를 타고 8층으로 올라가 도와줄 사람을 찾기로 했다. 매장에 도착한 후, 그녀는 입구 쪽에서 작업 중인 이진우 디자이너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진우 씨, 혹시 아래층에 있는 샘플 기둥을 여기까지 옮기는 작업을 좀 도와줄 수 있을까요?”
“전 바빠서 안 돼요.”
이진우는 급히 모니터에서 카드 게임을 끄고 마치 처음부터 디자인 작업에 집중하고 있었다는 듯이 도면 프로그램을 열었다.
강리아가 주변을 둘러보며 다른 직원들에게도 눈길을 보냈지만 전부 바쁜 척하며 다른 일에 몰두하는 모습이었다.
더 이상 도움을 청하는 건 의미 없어 보이자, 그녀는 곧장 주혁수 점장의 사무실로 향했다.
노크를 두 번 하자 주혁수가 반응했다.
“리아 씨, 무슨 일이죠?”
주혁수는 손에 들고 있던 펜을 내려놓고 싱긋 웃었다.
강리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점장님, 아래층에서 샘플을 가져와야 하는데 크기가 커서 엘리베이터에 들어가지 않아요. 같이 옮겨줄 분이 필요합니다.”
“크기가 많이 크던가요? ...혹시 굵기도 상당하던가요?”
주혁수는 두툼한 안경을 밀어 올렸다. 그 안경은 너무 오래된 스타일이라 안경알은 두껍고 테는 지나치게 좁았다.
주혁수가 웃을 때마다 눈이 가늘어지면서 묘한 기색이 스쳤다. 그는 곧바로 강리아의 가까이 다가가더니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이럴 땐 남자가 필요하지 않겠어요?”
그가 한 단어, 한 단어를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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