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9장
“지금 바로 보호자를 불러서 주치의를 만나러 가...”
서유준이 휴대폰을 꺼내 들었지만, 화면을 켜기도 전에 연제하가 그를 막아섰다.
연제하는 상황을 모면하려고 아무말이나 지어내기 시작했다.
“이 시간이라면 담당 의사들은 다 퇴근했을 거예요. 굳이 지금 부를 필요 없잖아요? 환자 성함이 강승재 맞죠? 제가 내일 직접 차트를 확인하고 뭔가 발견되면 바로 연락할게요”
“그게 더 낫겠네요.”
서유준은 다시 휴대폰을 집어넣었다.
“그럼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다음에 뵐게요.”
그는 연제하에게 짧게 인사한 뒤, 강리아에게 이 소식을 빨리 전해주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병원을 빠져나왔다.
병원 출입문을 지나자, 마침 길가에서 택시를 잡으려는 강리아가 보였다. 하지만 그녀의 오른쪽 앞쪽에는 한눈에 봐도 고급스러운 마이바흐 한 대가 멈춰 있었다.
그 안에는 박시후를 닮은 그림자가 앉아 있었다. 어두운 실내에서도 길게 뻗은 실루엣이 희미하게 보였다.
서유준은 막 걸음을 내디뎠다가 다시 멈춰 섰다. 그 역시 남자였기에 박시후가 어떤 기분을 느낄지 누구보다 잘 알았다.
괜히 강리아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던 그는 조용히 몸을 돌려 병원 주차장으로 향했다.
병원 앞에서는 택시 잡기가 쉽지 않았다.
강리아는 병원을 나오면서부터 이미 휴대폰을 꺼내 호출 서비스를 이용하려 했지만,
퇴근 시간대라 차량 배정이 쉽지 않았다.
그렇게 기다리면서 길가에서 손을 흔들었지만, 그때까지도 차는 잡히지 않았다.
그때 맞은편에 서 있던 마이바흐가 도로로 합류하더니, 길 한쪽에서 유턴해 그녀가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강리아는 그제야 박시후가 병원을 떠나지 않고 지금까지 기다려준 것을 알게 되었다.
박시후는 차창이 반쯤 내리고 조용히 말했다.
“타.”
강리아는 놀라 입을 반쯤 벌렸다. 박시후는 그녀가 얼어붙은 채 가만히 서 있자,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잠깐만요!”
그녀는 얼른 문을 열고 올라탔다. 안전벨트를 매면서도 박시후를 흘깃 쳐다보았지만, 그는 별다른 반응 없이 차를 몰기 시작했다.
차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