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1장
강리아가 임지유에게 보낸 이메일 속 디자인 도면은 원본 그대로였다.
허나영이 확인해 보니 임지유가 자신에게 보낸 도면과 분명히 차이가 있었다.
“이건... 제가 지유 씨랑 다시 이야기해볼게요. 리아 씨는 리아 씨 일 봐요.”
“만약 임 대표님이 절 못마땅하게 여기는 거라면 차라리 이 프로젝트를 직접 맡게 하시는 게 어떨까요?”
강리아는 이런 사소한 일에 신경을 빼앗겨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이미 커셔 디자인 대회 준비에 절반의 에너지를 쏟고 있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업무까지 계속 꼬여 버리면 전체적인 흐름이 깨질 수 있었다.
허나영은 잠시 고민하다가 답했다.
“일단... 제가 지유 씨랑 이야기해볼게요.”
뜻밖에도 허나영이 순순히 수긍하자 강리아는 조금 놀랐다.
“감사합니다.”
“이제 가봐요.”
허나영은 손을 휘저으며 시선을 피했다.
그 ‘감사합니다’라는 말에 대답할 자신이 없었다.
사무실에 홀로 남은 허나영은 서둘러 임지유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유 씨, 리아 씨가 이메일로 디자인 도면을 보낸 기록이 남아 있어요. 이렇게 덮어씌우려 해도 소용없습니다.”
전화기 너머의 임지유는 거짓말이 들통났음에도 전혀 당황하는 기색이 없었다.
“그래요? 그럼 리아 씨의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하면 되잖아요. 다시 그리게 해요.”
허나영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어쩌면 그녀 자신이 임지유보다 더 초조해하고 있을지도 몰랐다.
“지난번에도 말했잖아요. 그냥 이 일은 없던 거로 하는 게 어떻겠냐고.”
“없던 거로?”
임지유가 차갑게 되물었다.
“그 여자가 앞으로 나영 씨를 대표해서 외부에 나갈 텐데 실력이 없어서 나영 씨 명예를 깎아 먹으면 어쩌려고요?”
그 말에 허나영은 순간 머리가 복잡해졌다.
이 업계에서 이름이 알려진 디자이너는 자신의 브랜드뿐만 아니라 제자들까지 관리해야 했다.
한쪽에는 자신의 커리어, 다른 한쪽에는 명예가 걸려 있었기에 어느 하나도 가벼이 선택할 수 없었다.
“그럼 이렇게 해요. 지유 씨 집 인테리어를 맡은 디자이너, 그 사람 연락처 좀 알아봐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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