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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장

진서 공항 안내 방송에서 도착 항공편을 방송하고 있었다. 연나은은 저 멀리서부터 자신을 향해 손짓하는 고모네 가족을 발견했다. 그녀는 종종걸음으로 다가가 자신을 향해 활짝 웃는 세 사람을 보더니 침울했던 기분이 순식간에 해소될 것만 같았다. “고모, 고모부, 지아야!” 열 살 된 김지아는 오늘 처음 사촌 언니를 만났지만 일찌감치 엄마한테 얘기를 많이 전해 들어서 아주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 아이는 연나은을 보자마자 품에 와락 안겼다. “언니, 비행기 타고 오느라 많이 힘들었죠? 지아가 다리 주물러줄게요!” 옆에 있던 고모부가 앞으로 다가오며 그녀의 캐리어를 건네받았고 김지아는 통통한 손으로 그녀의 다리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귀엽고 앙증맞은 사촌 동생을 보고 있자니 연나은은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려 냉큼 아이를 끌어안았다. “언니 괜찮아. 오히려 우리 지아가 여기서 두 시간이나 기다리느라 힘들었지?” “언니를 기다리는데 뭐가 힘들겠어요? 난 언니가 제일 좋아요!” 아이는 말하면서 그녀의 얼굴에 살짝 입 맞췄다. 연나은도 활짝 눈웃음을 지었다. 고모 연정화는 딸아이와 조카의 손을 꼭 잡고 나란히 걸어가며 기쁨에 겨운 말투로 물었다. “12시간이나 비행했으니 얼마나 힘들었겠어 우리 나은이. 일단 집에 가서 좀 쉴래 아니면 먼저 식당 가서 밥부터 먹을래?” 비행기에서 일여덟 시간이나 자고 나니 연나은은 머리가 다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김지아의 코를 살짝 어루만지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일단 밥부터 먹죠. 지아가 언니한테 맛집 좀 소개해줄래?” “그건 나한테 맡겨요! 엄마, 내가 좋아하는 거 언니한테 1인분씩 몽땅 시켜줄 수 있어요?” 그렇게 네 사람은 웃고 떠드는 사이에 어느덧 공항을 나섰다. 휴지통을 지나갈 때 연나은은 자연스럽게 휴대폰을 내던졌다. 이를 본 연정화가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휴대폰을 왜 버려? 고장 났어? 그럼 가서 수리하면 되지. 너 이러면 국내에 있는 친구들도 연락이 잘 안 되고 너희 삼촌과도 연락이 어려워질 텐데.” 연나은의 입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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