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장
연정화는 아무 말 없이 그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후끈한 여름밤, 진시준은 그 시선에 땀이 삐질삐질 흘렀다.
그녀가 못 들은 줄 알고 다시 질문을 하려던 찰나, 연정화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나은이가 오늘이 네 결혼식이라고 하던데, 왜 진서국에 있는 거지? 신랑이 결혼식에 안 가도 돼?”
평온한 어조로 말한 이 한마디에 진시준의 마음에 폭풍우가 몰아쳤다.
그리고 그녀의 강력한 존재감에 압도된 그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결혼식은 취소됐어요.”
“왜 취소됐는데? 나은이 때문이야? 이 사실 네 아버지는 아셔?”
연정화는 숨 쉴 틈조차 주지 않고 질문을 연달아 쏟아냈다. 마치 진주가 옥판에 떨어지며 울리는 소리처럼 가슴에 꽂혔다.
그렇게 몇 분간 침묵이 흐른 뒤, 진시준이 간신히 몇 마디를 내뱉었다.
“오기 전에 이미 취소됐어요. 나은이랑은 아무 상관 없어요. 그냥 나은이가 혼자 있어서 걱정이 돼서...”
“혼자 있다고?”
연정화가 비웃듯 되묻는 그 말에는 묘한 의미가 깃들어 있었다.
“내가 곁에 있는데 뭘 걱정한다는 거니?”
“하지만 오늘 오전에 나은이가 호수에서 익사할 뻔했잖아요.”
하지만 이 말을 뱉고 나서야 진시준은 자신의 반박이 얼마나 경솔했는지 깨달았다.
“네 말은 내가 보호자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뜻이야?”
비록 진시준의 말은 겸손했지만, 목소리엔 굳은 확신이 깃들어 있었다.
“그런 뜻은 아니에요. 그저 사실을 말하는 거예요.”
“사실?”
그러자 연정화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는 듯했다.
그러더니 한 발 앞으로 다가가며 더욱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은 진씨 가문에서 정식으로 나은이를 입양한 적 없다는 거야. 나은이는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연씨 성을 쓰고 있지. 사실은 나은이의 부모가 일찍 세상을 떠났고, 철없던 시절 저지른 실수도 지금은 고쳤다는 거야. 너는 그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받아들여야 해. 또 다른 사실은 나은이가 너를 삼촌이라고 부르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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