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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장

“네, 알겠습니다.” 김도영은 일단 요 녀석을 진 빠지게 할 작정이었다. 지금 한창 육형빈의 생신 연회가 진행 중이니 분위기를 깰 수도 없으니까. 그도 아직은 여유가 있었다. ... 그 시각, 육태준과 하채원이 나란히 연회장에 등장했다. 하채원은 육씨 가문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느라 일부러 육태준이 들어간 후 텀을 주고 나서야 안으로 들어섰다. 육태준은 그런 그녀의 꼼수를 다 알고 있지만 더 말하진 않았다. 작은 에피소드를 겪은 후 배다은은 겨우 장내에 있던 기자들을 매수했다. 육태준이 들어오자 그녀는 재빨리 표정을 바꾸고 활짝 웃으며 다가갔다. “오빠, 연회 다 시작했어요. 다들 할아버님께 축하 인사를 드리는데 왜 이제야 온 거예요? 내가 얼마나 오래 기다렸는데.” 육태준은 좀처럼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행보를 밝히는 법이 없다. 그는 그저 담담한 어투로 말했다. “그럼 앞으론 기다리지 마. 그럴 필요 없으니까.” 순간 배다은은 말문이 턱 막혔다. 그녀는 썩 내키지 않았지만 뒤따라 들어오는 하채원을 보더니 대충 짐작이 갔다. 배다은은 저도 몰래 주먹을 꽉 쥐었다. 육태준의 등장은 장내 모든 이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 기회를 틈타 육씨 가문의 배후에 있는 가장 젊은 오너 육태준에게 잘 보이려고 애썼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고설희는 뿌듯하고 자랑스러울 따름이었다. 육태준은 우선 메인 석에서 지팡이를 짚고 있는 백발의 어르신, 늠름한 자태에 짙은 눈동자를 지닌 그의 할아버지 육형빈에게 가서 축하 인사를 올렸다. 배다은도 이 기회를 틈타 상류층에 얼굴을 내비치고 싶었다. “할아버지, 생신 축하드려요. 저도 여기 작은 선물 하나 준비해왔어요.” 육형빈은 비록 배다은이 썩 마음에 안 들지만 고설희와 같은 마음으로 육태준이 하루빨리 장가가길 바랐다. 또한 며칠 전에 배다은은 [더 문라이트]를 발표하며 나름 한 실력 한다는 걸 증명해주었다. 육형빈은 결국 묵묵히 선물을 받았다. 배다은은 그에게 빛깔이 고운 제이드를 하나 선물했다. 이런 물건은 사실 육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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