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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장

“아까 그 여자 이지아 씨랬나? 그렇게 뚱뚱한데 무슨 자신감으로 선보러 나와?” “하하, 공룡 아니야? 걸을 때 집이 다 무너지는 줄.” “또 한 명은 누구였지? 허민주 씨? 입술은 대체 왜 그런 거래? 쥐 잡아먹었어? 완전 새빨갛잖아...” “지금은 누구야?” “조씨 가문의 딸일걸. 해외파 출신이라던데...” “그래? 그럼 굉장히 오픈 마인드겠네. 엄청 음탕하겠다...” “이따가 춤 한 번 시켜야겠어. 잘 추면 후보에 올리고, 하하...” 안에서 들리는 더럽고 지저분한 말에 하채원은 미간을 확 찌푸렸다. 그녀는 그제야 알았다. 왜 교양 있는 재벌가 딸들이 하나같이 소개팅을 마치고 분노하며 자리를 떠났는지 말이다. 이 사람은 소개팅하러 온 게 아니라 그냥 제 친구에게 재미나 찾아주려고 왔다. ‘아현이가 안 오길 천만다행이야. 걔 성격상 오랫동안 괴로워할 게 뻔해.’ 종업원의 안내를 받으며 이곳에 들어올 때까진 분명 고급지고 품위 있는 장소라고 여겼는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추잡스러울 수가 있을까. 그들은 심지어 예쁜 아가씨들을 품에 껴안고 일부러 부잣집 딸들을 약 올리며 자극했다. 하채원의 등장에 다들 대놓고 야유를 퍼부었다. “어머, 이번엔 마스크 꼈네.” “너무 못 생겨서 마스크로 얼굴 가린 거야?” 맹비난이 쏟아졌지만 하채원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녀는 메인 석에서 술 마시며 카드 게임을 하는 김도영에게 시선이 멈췄다. 대체 누구길래 단현의 부잣집 딸들을 전부 불러내서 혼자 고르나 했더니 이 도시에서 손꼽히는 금수저, 재벌 상속자 김도영이었다. 육태준이 단현의 폭군이라면 김도영은 소문난 단현의 금수저였다. 그는 어마어마한 재산과 가업을 물려받을 테니까. 두 사람 중 한 명은 단현의 전체 경제 명맥을 장악하고 있고 다른 한 명은 인간의 생존을 장악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이 아주 절친한 사이라는 것이다... 김도영은 그녀를 보지 못했고 이번에 온 사람이 조씨 가문의 딸이 아니라 하채원이라는 것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그녀가 아무 말 없자 옆에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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