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장
“엄마, 도착했어요? 제가 없어도 저녁에 꼭 따뜻한 우유 한 잔 마시는 것을 잊지 마세요. 그리고 비타민 먹는 것도 잊으면 안 돼요... 저녁에 잘 때 이불을 차버리면 감기 걸릴 수 있어요. 엄마 캐리어에 저와 선재가 제일 좋아하는 인형을 넣었어요. 잠들지 못하면 인형이 함께해줄 거예요...”
하채원의 큰아들은 말을 하기 싫으면 한마디도 하지 않았으나 입만 열면 어른처럼 끊임없이 잔소리했다.
‘이건 누구를 닮은 걸까?’
가끔 하채원은 오히려 하선우가 어른으로 보였다.
“알았어. 엄마가 다 기억했어.”
하선우가 말을 마친 후 하채원은 아쉬워하며 전화를 끊었다.
우울증에 걸렸고 난청이 있는 데다 임신까지 하다 보니 갓 출국했을 때 그녀는 밤새 잠을 자지 못했고 밥도 먹을 수 없었다.
아이가 태어난 후 그녀의 병은 완전히 치유되지 않았지만 상태는 많이 호전되었다.
아이들이 크면서 걸음마를 떼고 말을 하기 시작한 후부터 오히려 그녀를 돌봐주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마치 그녀를 구하러 온 천사 같았다...
하채원은 우유를 마시고 비타민을 먹은 후 캐리어를 열어보았는데 아니나다를까 안에는 토기 인형 두 개가 있었다.
아직도 은은한 우유 향을 맡을 수 있었는데 그날 밤 하채원은 침대에 누워 인형을 안고 편안하게 잠을 잤다.
다음 날 아침.
하채원은 문자를 받았다.
[육태준이 오늘 귀국한 후 저녁 9시에 그랜드 호텔에서 열리는 자선 경매에 참여할 거야.]
돌아오기 전에 하채원은 국내에 있는 사람에게 부탁해 육태준을 조사하게 했다.
그가 해외에서 사업을 처리한 후 귀국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렇게 빠를 줄 예상하지 못했다.
4년 동안 하채원은 이미 그에 대한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또 한 번 스스로 이 남자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복잡해졌다.
저녁 9시, 자선 경매가 시작되었다.
육태준처럼 권세가 있는 사람은 전문 룸이 있었고 가격을 부를 필요가 없이 비서가 대신해 주었다.
2층 VIP룸에서 빳빳하게 다린 양복을 입은 육태준이 아래층에서 열리는 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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