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8장
진효신은 당황한 말투로 물었다.
“안에서 분명 무슨 소리가 난 것 같은데.”
“이따가 담당자분이 오셔서 확인할 거야.”
안지은은 윤민성에게 안긴 채 점점 멀어지는 발걸음 소리에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제야 윤민성이 왜 그토록 담담하게 자신을 대하고 오히려 더 과감하게 행동하는지 알 것만 같았다. 모든 건 윤민성의 계획안에 있었던 거다.
“이거 놔.”
안지은의 말에도 윤민성은 전혀 그녀를 놓아줄 생각이 없어 보였고 막무가내로 그녀를 더 꽉 껴안았다. 그는 손을 그녀의 머리 뒤로 넘기고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지은아, 너랑 헤어지고 나서 몇 년 동안 난 다른 여자한테 손도 안 댔어. 그러니까 나한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면 안 될까?”
안지은은 있는 힘껏 윤민성을 밀쳐내고 아까 그가 가져온 봉투에서 옷을 꺼내 입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윤민성을 바라보며 말했다.
“민성 씨, 내가 얘기했었잖아. 정말 나랑 만나고 싶으면 나랑 성진 그룹 중에 하나만 택해야 한다고.”
안지은은 일부러 난감한 질문을 던졌다.
그녀는 윤민성이 절대 성진 그룹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그는 꼭 성진 그룹을 손에 넣고 말 것이다.
윤민성은 자신을 팔아서라도, 혼인을 포기해서라도 성진 그룹을 가지고 자기가 원하는 곳까지 올라가겠다고 말했었다.
그래서 윤민성이 한편으로 그녀를 다독이고, 또 한편으로 몰래 엄혜란을 만나고 있을 때 안지은은 이미 알 수 있었다. 앞으로 두 사람이 얼마나 사랑하는 사이일지라도, 윤민성의 마음속에 정말 안지은뿐이라고 할지라도, 그는 자신이 원하는 걸 갖기 위해 가차 없이 안지은을 버릴 수 있는 사람이다.
윤민성은 절대 안지은을 위해 윤씨 가문을 떠나지 않을 것이고 성진 그룹을 포기한다는 건 더욱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윤민성은 안지은을 바라보며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안지은도 그의 태도에 더는 마음이 아프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오래전부터 윤민성에 대한 마음을 접었으니까.
안지은이 화장실 문을 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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