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장
이지원은 서지훈의 표정이 점점 차가워지는 것을 보며 당황했다.
그는 정장이 아닌 검은색 라운드 니트만 걸쳤지만 오히려 더 섹시해 보였다.
서지훈의 시선이 이지원에게 향할 때마다 차가운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말해. 설마 또 멍청한 짓 하는 건 아니겠지?”
서지훈은 인내심을 잃고 있었다. 그림이 정말 ‘그 여자’의 손에서 나왔다는 것을 확신하지 않았다면 서지훈은 시간을 낭비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 사람은 말을 못 해요.”
침을 한번 꿀꺽 삼키더니 서지훈은 이지원을 주시했다.
연예계에서 몇 년 활보한 결과 그녀는 관찰력이 꽤 뛰어난 편이었다.
이지원은 서지훈의 표정을 읽으며 확신했다.
강씨 가문 저택 옆에 사는 그 벙어리 여자였던 것이다.
그 말을 들은 조민재의 첫 반응은 이것이었다.
‘만약 그 여자가 누구인지 서 대표님께서 알게 되면... 사모님은 어떻게 되시는 거지?’
“대표님, 제가 그런 일을 했는데... 그 사람의 정체를 알려주면 제 상황은 더 나빠지는 거 아니에요?”
“갑자기 똑똑해져서 적응이 안 되네. 원하는 게 뭐야. 조 비서한테 말해.”
서지훈은 더 이상 그녀의 잔재주에 관심이 없었다. 되레 다른 사람을 쉽게 휘두르려는 것 같아 반감이 들 뿐이었다.
곧이어 그는 차에 올라타고 창문을 내리며 담배에 불을 붙였다.
해성의 새벽 공기는 차가웠다. 조민재는 그에게 다가와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조건이 꽤 많지만 전부 명예와 관련된 것들이라 처리하기는 쉽습니다. 그리고 사모님에게 약을 먹인 건... 대표님이 처리해달랍니다.”
조민재는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서지훈은 조용히 웃었다.
“그래, 내가 처리하지.”
조민재는 차에 올라타기 전 하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차가 출발하고 서지훈은 담배를 창문 밖으로 던졌다.
“양이현과 주하진이 계속 아영이에게 약을 먹인 사람을 찾고 있나?”
“네.”
“아영이에게는 이 일 알리지 마. 내가 처리할게.”
“네.”
...
강아영은 서지훈이 떠난 지 이틀 만에 비행기 표를 예약했다.
서지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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