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9장
전화 너머에서 김건우가 웃으며 말했다.
“당연히 우리죠. 네, 지금 당장.”
강아영은 왜 김건우가 갑자기 약혼을 하자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둘 사이의 감정이 아직 깊지도 않은데 이렇게 서두르는 게 맞는 걸까?
“왜요?”
그녀가 물었다. 정말 너무 갑작스러웠다.
“문득 누군가가 나를 좀 아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김건우가 말했다.
강아영은 어제 자신이 보였던 반응을 떠올렸다. 너무 거리감을 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친밀한 행동을 하는 것도 어색했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그녀는 그저 침묵을 지켰다.
“아영 씨, 약혼일 뿐이지 결혼은 아니잖아요.”
김건우는 다시 말했다. 여전히 그녀에게 익숙한 다정한 목소리였다.
“알아요. 하지만 잠깐만 생각할 시간을 줄래요? 약혼은 중요한 일이니까요.”
사실 그와 그녀 사이는 약혼이라는 단어와는 아직 거리가 멀었다. 그런데도 그가 지금 이 순간에 그런 요청을 해왔다.
“알겠어요.”
김건우는 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강아영은 고개를 돌려보니 서지훈이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을 쏘아보고 있었다.
“약혼이라니, 누구랑? 김건우랑 하려는 거야?”
서지훈이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차갑고 마치 깨진 얼음처럼 날이 서 있었다.
“생각해 본다고 했어요.”
“생각해 본다고? 강아영, 너 대체 무슨 뜻이야? 한쪽에서는 나랑 지난 일들을 떠올리면서, 다른 쪽에서는 다른 사람과 약혼할 생각을 하고 있어? 지금 나랑 장난해? 내가 네가 부르면 오고 가라고 하면 가는 그런 존재로 보여?”
어떻게 갑자기 이럴 수 있단 말인가.
방금까지는 뭔가 희망이 있나 싶었는데 이제는 그야말로 마음이 차갑게 식어가는 기분이었다.
서지훈은 목울대가 움직이며 감정을 억누르려 애썼다. 그녀에게 소리 지르고 싶지 않았고 두 사람의 대화가 항상 싸움으로 끝나는 걸 원하지 않았다.
“김건우랑 약혼을 하겠다니, 태웅이 생각은 안 하는 거야?”
서지훈의 물음에 강아영이 대답했다.
“태웅이를 생각 안 한다고 말한 적 없어요.”
강아영은 지금 머릿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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