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장
조민재가 서지훈을 찾았을 때 그는 조금 시린 밤바람을 맞으며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피어오르는 연기가 그의 얼굴을 더 차갑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평소와 달리 어딘가 흐트러진 모습이 조민재는 조금 낯설게 느껴졌다.
인기척을 듣고 다가온 서지훈이 고개를 돌렸다.
“주하진은 갔어?”
“네. 정말 진심으로 사모님을 사랑하셨던 모양입니다.”
조민재는 병실에서 나눴던 두 사람의 대화를 대충 전해 주었다.
서지훈은 말없이 반쯤 남은 담배꽁초를 바닥에 던지더니 불을 꺼트렸다.
그리고 한참 뒤에야 그가 문득 말했다.
“승연이한테 말해. 그 차 내가 가질 거라고.”
“네.”
‘그렇게 안 하셔도 그 차를 다시 타실 일은 없을 것 같은데... 산 지 며칠도 안 된 차에서 그런 일을...’
방금 전 서지훈의 연락을 받고 운전을 위해 달려왔던 조민재는 차안의 광경에 얼굴을 붉힐 수밖에 없었다.
백미러로 살짝 보이는 서지훈은 셔츠를 풀어헤친 채 탄탄한 복근을 그대로 드러낸 모습이었다. 그리고 가슴팍에는 손톱 자국이 가득 나있었다.
서지훈은 입원 병동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조민재는 굳이 그의 뒤를 따르지 않았다.
서지훈이 병실에 도착했을 때 강아영은 무든 생각 중인지 그가 들어오는 것도 인지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주하진은 진심으로 빠진 것 같다던데... 그럼 강아영은? 조금은 흔들리지 않았을까?’
눈물을 훔치던 강아영은 그제야 서지훈을 발견했고 두 사람 모두 서로를 바라볼 뿐 그 누구도 먼저 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 곁으로 가까이 다가간 서지훈이 남은 수액을 확인했다.
“좀 어때?”
“괜찮아요.”
“정말 괜찮은 거 맞아?”
서지훈이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병원에 온 뒤로 두 번이나 피를 뽑았는데 의사 말로는 혈중 약물 농도가 꽤 높다며 걱정을 했었다.
‘지금 거짓말을 하는 건가?’
서지훈의 눈빛에 왠지 기분이 이상해진 강아영이 자리에 누웠다.
이때 서지훈이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손등에서 느껴지는 따끔함에 강아영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수액 바늘을 뽑은 서지훈이 이렇게 말했다.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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