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3장
병실에 누워있는 서지훈의 표정은 어두웠다.
신지한을 다리를 꼬고 앉아 신기한 듯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
“지금 형 얼굴을 페시미즘이라고 하는 거 맞죠?”
서지훈은 분위기 파악에 서툰 신지한을 차갑게 노려보며 입을 다물라는 경고를 보냈다.
“그만해, 다쳤잖아”
면포를 감싼 서지훈의 팔을 가리키면서 송승연이 말렸다.
신지한은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다친 것 때문에 이러는 거 아니잖아요.”
강아영이 아직 찾아오지 않으니까 이러고 있는 거지.
그 말을 듣자 송승연도 다독여 주었다.
“아직 다쳤다는 걸 모를 거야. 알면 진작에 달려왔을걸.”
“누가 와 달랬어? 양심도 없는 것.”
서지훈은 삐졌다는 듯 몸을 돌렸다.
금방 처리를 받은 상처가 아파 나면서 그는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 사람은? 죽었어?”
“김건우? 아직 수술실에 있어. 아영 씨가 그쪽에서 지키고 있을걸?”
그 말을 듣자, 서지훈 얼굴의 그림자는 더 짙어졌다.
다시 되새겨봐도 여전히 믿기지 않았다.
어제 벌어진 일들은 거의 다 계획했던 대로 진행되었다.
유일한 변수는 차 뒤에 숨은 윤우희가 외친 총을 갖고 있다는 그 한마디였다.
그 말을 들자 자기도 모르게 먼저 그녀를 품속에 감쌌다.
하지만 총소리가 울린 순간 누군가가 부딪쳐오면서 서지훈과 강아영을 밀쳐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김건우였다.
김건우가 달려와 막아주지 않았더라면 지금 생사불명한 처지에 놓인 건 서지훈이였을 거다.
‘무작정... 달려오다니.’
이해가 안 됐다.
김건우를 처음 봤을 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으니까.
생각이 깊었고 늘 속마음을 숨기고 있었다.
익숙한 느낌도 들었다.
어릴 적 서지훈도 해성 귀공자라는 타이틀에 묶여 항상 품위를 유지하고 교양 있게 행동하려 애를 썼다.
그때는 그저 가면을 쓰고 타인의 기대에 맞춰줬을 뿐이었다.
그래서 김건우를 알게 됐을 때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거짓이 많은 사람이라고.
강아영의 일도 있었고 언제부터인가 서로를 혐오하게 되었다.
회사에서도 업무 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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