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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탐내다너를 탐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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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장

일요일, 주하진과 강아영은 퓨전 한식당에서 만나 식사를 했다. 룸에 들어서니 커다란 장미 꽃다발을 안고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주하진의 모습이 보였다. 역시 분홍 장미 꽃다발이었다. “고마워요.” 꽃다발을 받은 강아영이 싱긋 웃었다. “앞으로 만날 때마다 꽃 선물 할 거예요?” “그럼요. 초심 잃지 말아야죠. 그러다 보면 아영 씨도 날 남자친구로 받아줄지도 모르잖아요.” 싱긋 웃으며 주하진의 모습에 조심스러움이 묻어났다. 무슨 말을 하든 그녀의 눈치를 살피는 모습이 상당히 안쓰러웠다. “며칠만 지나면 우리 손 잡고 다녀도 괜찮아요.” ‘이혼 서류만 접수하면 나도 내 인생 사는 거야.’ 그녀의 말에 주하지는 조심스레 손을 뻗어 강아영의 얼굴을 만지작거렸다. “아영 씨는 왜 이렇게 착해요?” 잠시 후, 주문한 음식이 서빙되었다. 식사에 집중하는 강아영과 달리 주하진은 턱을 괸 채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하진 씨는 안 먹어요?” “먹는 데 집중하다 아영 씨가 도망이라도 가면 어쩌나 해서요. 지금 이 상황이 현실이라는 게 믿기지 않아요.” ‘아영 씨가 날 받아들이려 한다니. 꿈만 같아.’ “아영 씨, 왜 날 믿는 거예요?” “왜 하진 씨가 나한테 진심일 거라 생각하냐고요?” “네.” 주하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 질문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잖아요. 솔직히 저희 부모님도 그러진 못하셨을걸요?” 수저를 내려놓은 강아영은 처음으로 주하진의 얼굴을 찬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 누가 봐도 미남인 얼굴이었다. 하긴, 잘생기지 않았다면 애초에 바람둥이가 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전에는 노란 머리였죠? 오며 가며 마주쳤던 기억이 나요. 그땐 항상 껄렁대는 모습이었는데 우리 같이 바닷가로 갔던 날 검은색으로 염색을 했더라고요.” 검은색으로 염색한 머리에 캐주얼한 정장을 입은 주하진은 전보다 훨씬 더 진중해 보였다. “염색한 것 때문에 날 믿어주는 거라고요?” “네. 애티튜드가 바뀐 거니까요.” “그냥 아영 씨를 꼬시려고 일부러 수작거는 걸 수도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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