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7장
뒤돌아본 강아영은 구혜숙인 것을 확인하고 덜컥 내려앉았던 심장이 비로소 다시 제자리를 찾는 듯했다.
구혜숙은 강아영이 임신 중이라 넘어져 다칠까 봐 우려해 정문으로 나가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죄를 저지르는 것은 고용주에게 미움을 사는 것에 비하면 사소한 문제라며 덧붙였다.
강아영은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며 무사히 집에 도착할 수만 있다면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구혜숙과 권정숙은 그녀를 바라보며 몸조심하라고 당부했다.
해성의 여름 날씨는 변덕스러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천둥소리가 울리더니 굵은 빗방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산이 없는 강아영에게 구혜숙은 자신의 우비를 건네며 조금이라도 편히 갈 수 있도록 도왔다.
이전에는 오동길의 빌라 구역이 이토록 거대한 곳인 줄 몰랐던 강아영은 무려 이십 분을 걸은 후에야 겨우 멀리에 있는 정문을 볼 수 있었다.
강아영은 정문만 나가면 택시를 잡아 이곳을 벗어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그러나 운명은 항상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는 법이었다. 강아영은 저 멀리 정문에서 벤틀리가 들어오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그녀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서지훈의 차량이었다.
간신히 제자리를 찾았던 강아영의 심장이 다시 철렁 내려앉았다.
떨어지는 빗방울이 온몸에 부딪히며 그 둔탁한 무게에 그녀를 숨쉬기조차 힘들게 했고 질식할 것만 같았다.
가로등 불빛은 흐릿했고 강아영은 커다란 녹색 식물 옆에서 모습이 들키지 않도록 급히 몸을 숙여 무언가를 주우려는 척 허리를 굽혔다. 이렇게 하면 서지훈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할 것 같았다.
차량의 밝은 헤드라이트가 그녀를 비추었지만 어두운색의 우비를 입은 사람만 보였고 운전기사는 비 오는 밤에 사고가 나지 않기를 바라며 속도를 줄였다.
서지훈은 뒷좌석에 기대어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비에 씻긴 깊은 밤의 차량은 더욱 고급스럽게 빛났고 운전기사는 빗속에서 웅크린 사람을 그저 지나쳐갔다.
서지훈은 지난 한 달 동안 해외 사업부의 장부를 확인하느라 출장 중이었고 그로 인해 피로가 쌓여 있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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