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7장
강아영은 웃고 있었지만 웃는 게 아니었다. 김건우는 착잡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곁에서 그녀를 지켜주었다.
김건우의 걱정스러운 눈빛과 마주하자, 강아영은 다시 웃으면서 말했다. 그건 아까와는 사뭇 다른 웃음이었다.
“걱정하지 말아요. 전 괜찮아요.”
김건우가 눈썹을 올리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다시 물었다.
“정말인가요?”
그러자 강아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정말이에요. 저는 그만 해성으로 돌아가야겠어요. 건우 씨도 현성으로 돌아가세요.”
“이대로... 돌아간다고요?”
‘더 안 찾고요?’
“생각해 봤는데 그분은 제 오빠가 아닌 것 같아요.”
강아영이 대답했다.
만약 정말 오빠라면 이렇게 오랫동안 집에 돌아오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아빠와 닮은 그 디자인들은 아마 원고를 분실했을 수도 있고 단순한 우연이었을 수도 있다.
브로치나 평안 고리 같은 물건도 다른 사람이 가져갈 수 있는데 원고를 분실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언제나 그랬듯이 서지훈이 잘 파놓은 함정에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재미없게.’
서지훈 성격에 지금 알려달라고 빌러 가도 정말 사실을 알려줄 거라는 보장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여기까지만 하기로 마음먹었다.
...
서지훈은 강아영이 반드시 자신을 찾아올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저녁까지 기다려도 강아영은 오지 않았다.
늘 가던 라운지에서도 끝날 시간까지 기다렸지만, 강아영과 김건우를 보지 못했다.
그리고 강아영이 묵던 층으로 올라가서 아주머니가 방을 청소하고 있는 걸 보고서야 이미 체크아웃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서지훈은 강아영이 정말 강서준에 대해 궁금하지 않아서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건 두 사람 사이의 줄다리기 같은 것이다.
서지훈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강아영이 자신의 곁으로 돌아오기만 한다면 자신이 가진 모든 걸 얻게 될 텐데 말이다.
‘내가 설마 남의 편을 들겠어?’
송승연은 잠옷을 입고 잠이 덜 깬 모습으로 방에서 걸어 나와 서지훈을 보며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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