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장
"그럴 리가."
나는 부인했다.
"그럼 어떻게 알았어?"
머릿속에 그날 차에서의 행동이 생각났고 귀가 빨개지기 시작했다.
"쯧쯧쯧..."
임수연은 교활하게 웃었다.
"하윤아, 너 얼굴 빨개졌어."
나는 도저히 임수연을 이길 수 없어 얼른 그녀의 손을 잡았다.
"됐어, 그만해, 진지하게 말하잖아!"
"나도 진지하게 말하고 있어!"
임수연은 오히려 내 손을 잡고 흥분해하며 말했다.
"내가 뭐랬어, 도련님이 무조건 너 좋아한다고 했잖아, 역시 내 촉이 맞았어! 두 사람 너무 잘 어울려!"
"우리 둘은 안 돼."
"왜 안 되는데?"
"선배는 싱글이고 결혼한 적도 없는데 나는 결혼도 했었고 임신까지 했잖아. 게다가 부진성 가문의 배경으로는 어떻게 이혼한 여자랑 결혼하게 하겠어? 더군다나 내가 지금 고현우 아이까지 임신했잖아."
내 말을 듣자 흥분했던 임수연은 순간 낯빛이 어두워졌고 현실을 받아들인 듯했다.
모든 걸 포기하면서 사랑하는 건 드라마에서만 가능한 거였다. 현실에 그런 일들이 있기나 하겠어?
'집안이 맞먹어야 한다'는 말이 이미 사랑하는 연인을 절반은 갈라놓았다.
"난 지금 아이 잘 낳아서 잘 키우고 싶어. 다른 일은 생각하고 싶지 않아."
임수연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래..."
그런데 그녀는 생각할수록 열이 받아 했다.
"모두 고현우 그 개자식 때문이야!"
나는 고개를 저으며 씁쓸하게 웃었다. 아무도 탓할 수 없다는 걸 알았고, 정말 탓하려면 눈이 멀어서 고현우를 사랑한 그때의 나를 탓해야 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옛 추억이 떠올랐다.
중학교의 체육 시간, 내가 생리가 왔고 교복 바지가 더럽혀져서 어쩔 줄 몰라 하는데, 위에서 마침 교복이 내 머리에 떨어졌다.
그리고 교복의 옷깃에 '고현우'라고 적혀 있었다.
그 교복 때문에 내가 창피를 당하지 않았고, 그 교복이 예민한 소녀의 자존심을 지켜주었다...
나중에 교복을 깨끗이 빨아서 고현우한테 돌려주었고 감사 인사를 전했는데 그는 그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교복을 들고 떠났다.
그때는 갓 사랑에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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