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장
나도 결혼해 봤었고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당연히 부진성이 지금 찬물에 샤워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사슴피가 약재가 아니라 음식이었기에 시간이 지나면 아마 몸에 흡수될 것이고 열기가 식으면 아마 괜찮아질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나도 안심이 되었다. 그때,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고 나는 얼른 휴대폰을 꺼내 보았는데 임수연한테서 온 문자였다.
[자? 설마 도련님이랑 같은 침대에서 자는 거야?]
임수연은 역시 촉이 좋았다. 그저 '같은 침대에서 잔다'고만 했는데 그 말이 진짜 맞았다.
나는 얼굴이 뜨거워졌고 그한테 셀카를 찍어 보내 거짓말했다.
[나 혼자 자.]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애가 아니었기에 그가 찬물 샤워를 하자 뭔가가 머리에서 터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화장실은 방음이 정말 안 되었다.
물 흐르는 소리와 함께 부끄러운 화면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나는 얼른 귀를 막았지만 그래도 소용없었다.
화장실에서 뭔가 소리가 들렸고 내가 반응하기도 전에 촉촉하고 은은한 바디워시 냄새가 풍겨왔다.
"뭐 하는 거야? 염불이라도 읽어?"
부진성은 재미있다는 듯 내 손목을 잡고 귀에서 내리게 했다.
무의식적으로 돌아보았는데 바로 웃음기가 가득한 그의 눈과 마주쳤다.
"그게... 회사 더빙 대사 외우고 있었어..."
나는 연신 뒷걸음치고는 손목을 그의 손에서 뺐다.
"그래?"
부진성은 가볍게 웃더니 허리를 숙이고 나를 바라보았다.
"자, 뭘 외웠는지 말해 봐."
지금 부진성은 가운을 반쯤 헤치고 있었기에 아름다운 가슴 근육과 복근이 어렴풋이 보였다. 제대로 닦지 않은 탓인지, 물방울이 그의 가슴을 타고 아래로 흘러내렸고, 복근을 따라 내려가다가 결국 사라졌다...
나는 얼른 시선을 거두었다.
"지금 백성은 피폐하고 군사는 지쳤으나, 상황은 멈출 수 없습니다. 멈출 수 없기에 머물든 나아가든 비용과 고생은 같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지금 이 시점에서 대책을 세우지 않고, 한 주의 땅만으로 적과 장기전을 벌이겠다는 하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부진성은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