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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장

"너 이 자식, 오면서 또 내 흉본 거야?" 부 사모님은 배진성을 노려보고서야 내 손을 잡고는 나를 훑어보더니 눈이 휘어질 정도로 웃음을 짓는 거였다. "하윤이라고 했나?"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부 사모님이 감격해하며 내 손을 두드렸다. "지난번에 고마웠어, 네가 아니었으면 내가 그날 죽을뻔했어." "나중에 성이한테 널 찾아가라고,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겠다고 했는데, 성이가 계속 시간이 없다고 미뤘어." 그러면서 부 사모님은 원망에 차서 부진성을 또 째려보았다. "그러고는 이 자식이 군대에 갔고, 그렇게 3년이 지났는데, 얼마 전에야 갑자기 널 데리고 온다고 했어..." 나는 부 사모님이 나중에 날 찾으려고 했다는 건 몰랐다. 부진성이 대학교 때, 날 챙겨준 것도 아마 그 이유일 것이다. 그런데 임수연은 부진성이 날 좋아한다고 오해했던 거였다... 지금 생각해 보니 진짜 큰 오해였다. "참, 우리 성이랑 얼마나 만났다고?" 오기 전에 우리가 '입'을 맞췄기에 그 질문에 바로 답할 수 있었다. "한 달이요." 부 사모님은 갑자기 뭔가 떠올랐는지 큰 깨달음을 얻게 된 듯 말했다. "성이가 제대한 게 너 때문이었구나..." 나는 쑥스럽게 웃었고 하는 수 없이 그 오해를 견뎌야 했다. 오기 전에, 연기를 잘하려고, 일부러 '이미지'에 관해서 연구했었는데. 순진하고 얌전한 여자들을 어르신들이 무조건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 "이 자식도 참 고집이지, 그냥 자기 아버지한테 말하면 될 것을, 굳이 그렇게 맞다니!" 셋째 숙모는 안타까워하며 말을 이어갔다. "맞아서 사흘이나 일어나지 못했어..." 그 말을 듣자 나는 미소가 굳어졌다. 뭐? 부진성이 제대하는 것 때문에 아버지한테 된통 맞았다고? 그럼... 내가 완전히 밉보이는 거 아니야? "그런 말 왜 해요? 그리고, 하윤이랑 상관없어요, 제가 제대하고 싶었어요." 부진성은 낯빛이 어두워졌다. 그가 눈매가 파여있어서 이렇게 싸늘한 표정을 하고 있으면 아주 무섭고 괜스레 위압감을 주기도 했다. 부 사모님은 웃으면서 그를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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