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장
"재수 없는 년이요?"
나는 콧방귀를 뀌었다.
"육지연 말하는 거예요?"
그 말을 듣자 시아버지는 바로 불쾌해하며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헛소리하는 거야? 연이랑 무슨 상관있어?"
그가 다정하게 '연이'라고 부르는 걸 듣자 나는 속이 울렁거렸다.
"상관있는지 없는지는 제일 잘 아시잖아요!"
나는 그와 더 말하고 싶지 않았다. 여기가 고씨 저택이기에 정말 다투게 되면 나만 손해일 것이었다.
나는 뒤돌아 시어머니를 다독이고는 잘 쉬고 몸조리 잘하라고, 나중에 다시 보러 오겠다고 했다.
시어머니도 시아버지 고진호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고, 내가 계속 여기 있었다가 난감하게 될까 봐 아쉬워하면서 나와 인사했다.
"박하윤, 거기 서!"
그는 나를 막고는 어른행세를 했다.
"현우랑 이혼하기로 했으면 얼른 절차 밟아, 시간 끌지 말고."
나는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왔다.
전에 고진호가 일 처리를 황당하게 하는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세상에 자기 아들이 이혼하는 걸 바라는 아빠도 있나?
하지만 그의 생각이 참 마음에 들었다.
나도 고현우가 빨리 이혼 협의서에 사인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전 이미 이혼 협의서에 사인했어요, 아드님이 사인 안 하는 겁니다!"
고진호는 자기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그럴 리가, 네가 무슨 수작 부린 거겠지!"
나는 헛웃음을 쳤다.
"얼른 고현우한테 사인하라고 하세요, 걔가 사인하면 이혼할 수 있으니까요."
고진호는 입술을 오므렸다.
"그래, 말한 대로 해야 할 거야."
나는 그를 무시하고는 뒤돌아 밖으로 갔다.
하지만 그때, 검은색 마이바흐가 문 앞에 섰고 고현우가 차에서 내려왔다.
고현우가 오자 나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 밖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고현우가 쫓아와 내 손목을 잡았다.
"아직 이혼 안 했잖아, 어디 가?"
그가 다가오자 나는 진한 술 냄새를 맡았다. 그 냄새에 하마터면 토할 뻔했기에 나는 얼른 더럽다는 표정을 하고는 그의 손을 뿌리쳤다.
"만지지 마!"
"네가 내 와이프인데, 왜 못 만져?"
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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