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장
잠시 후 임예지는 병원 앞에서 내렸다.
하지만 황이진을 만나러 갈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다.
아니, 솔직히 황이진이 죽어버렸으면 싶었다.
‘엄마가 죽으면 아빠는 어떤 반응일까?’
솔직히 임예지는 황이진도 임철민도 정상이 아니다 싶었다.
딸은 뒷전이고 와이프만 애지중지하는 아빠에 다른 집 딸한테 더 지극정성인 엄마.
‘하, 천생연분이네 정말.’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임예지는 자신의 본가로 향했다.
한은실이 저번 계획을 실패한 것만 생각하면 화가 치밀었지만 지금은 그녀를 쳐낼 때가 아니었다.
역시나 임예지가 집으로 오자 한은실은 입이 귓가에 걸린 모습이었다.
‘역시. 내 딸이 날 버릴 리가 없어.’
“엄마.”
한은실을 제대로 엄마라고 부른 건 꽤 오랜만의 일이었다.
“황이진 그 여자 아파서 입원했잖아요. 병원에 있느라 연락 못 받았어요.”
“그래. 엄마는 다 이해해.”
한은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임예지에게서 강하성의 본가에 초대를 받았다는 말까지 들은 한은실은 더 기분이 좋아졌다.
“그 여자가 드디어 널 받아들이기로 한 거야?”
두 사람이 갓 졸업했을 때 임예지와 강하성도 결혼 문턱까지 갔었지만 그땐 박정원이 반대했던 탓에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
집안 배경이 확연히 떨어지는 임예지가 며느릿감으로 마음에 들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지금, 박정원은 어떻게든 임서우, 한은실 모녀를 떨궈내고 싶은 마음뿐이었기에 꿩 대신 닭이라는 심정으로 임예지라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었다.
“우리 예지는 참 똑똑해. 전부 네 계획대로 되고 있잖아.”
이에 임예지는 피식 웃었다.
“그런데 그 아줌마 손주 욕심까지 내더라고요. 임서우 걔는 임신이 안 되는 몸인데.”
“애초에 그걸 알았으면 걔가 강씨 집안 며느리가 될 수 있었겠어?”
역시 큭큭 웃던 한은실이 조심스레 물었다.
“그런데 예지야. 너 그때 유학했을 때...”
하지만 임예지의 표독스러운 눈빛에 바로 한껏 누그러진 목소리로 그녀를 달랬다.
“그쪽 집안이 어디 보통 집안이니. 행여나 뭐라도 알아낸 게 아닌가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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