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장
딸도 아닌 사람이 친척을 위해 이렇게까지 하다니 믿기지 않을 따름이었다.
“일단 검사부터 받으시죠.”
“아니요.”
간호사의 권유에도 임서우는 고개를 저었다.
“저 잘 먹고 잘 자고 건강도 빠르게 회복하고 있어요. 그러니그냥 뽑아주세요.”
하지만 임서우의 창백한 낯빛에 간호사는 의심 어린 눈빛을 보냈다.
“정말 괜찮다니까요. 믿어주세요.”
임서우의 애원에 간호사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수혈이 끝나고 간호사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임서우를 바라보았다.
지금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듯한 모습 때문이었다.
“괜찮아요.”
그리고 마지막 힘을 다해 김은아에게 문자를 보냈다.
[나 지금 병원인데 좀 데리러 와줄래?]
병원을 나서기 전, 임서우는 간호사에게 부탁했다.
“저기... 저희 큰엄마 수혈 필요하신 상황이 오면 언제든 제게 연락해 주세요.”
“두 분... 사실 그냥 친척 사이가 아니라 모녀 사이인 거죠?”
망설이던 간호사가 물었다.
무릇 재벌가엔 상상을 초월하는 가족사가 따르기 마련, 간호사 본인은 이미 여러 가지 버전의 막장 스토리를 상상해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임서우는 씁쓸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저었다.
한때 그녀도 황이진과 진짜 모녀 사이가 아닐까 기대했던 적이 있었다. 물론 유전자 검사 결과에 결국 실망하고 말았지만 말이다.
잠시 후, 데리러 온 김은아의 차에 타자마자 임서우는 기절하 듯 잠이 들었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은 그녀의 모습에 김은아는 가슴 한 켠이 저릿해 왔다.
임서우가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저녁이었다.
“서우야? 괜찮아? 배고프지 않아?”
겨우 일어난 임서우가 김은아의 손을 꼭 잡았다.
“또 걱정시켰네. 미안해.”
절박한 순간, 떠올릴 수 있는 존재가 친구인 김은아뿐이라는 사실이 씁쓸하게 느껴졌다.
“바보 같은 소리하지 마.”
이때 김은아가 전복죽을 건네며 말했다.
“자, 죽이라도 좀 먹어봐. 내가 먹여줄 테니까.”
담백한 죽 향기에 조금 기운이 돈 임서우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은아가 전복죽을 직접 했을 리는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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