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장
"무슨 일이야?"
“서우... 서우가... 손목을 그었어!"
그 말에 강하성은 순간 휘청거리면서 손에 들고 있던 휴대전화를 떨어뜨릴 뻔했다.
강하성은 간신히 벽을 짚으며 몸을 가누었다. 그는 눈을 감고 눈앞이 온통 새빨간 핏빛으로 물든 장면을 떠올리자 질식할 것만 같았다.
"하성아. 빨리 와. 우리 병원에 있어. 빨리 와!"
"알았어. 바로 갈게."
강하성은 휴대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한참 후에야 몸을 옮겨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또 손목을 그었다고?'
'이번엔 진짜인 건가?'
'이 여자 완전 도라이 아니야?'
병원에 도착했을 때 한은실은 복도에서 슬프게 울고 있었고 임예지는 한은실 옆에서 위로하고 있었다.
그들은 강하성이 도착한 것도 의식하지 못했는 지 작은 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어젯밤에 서우가 강하성과 이혼할 수 없다고 방법을 연구해 보겠다고 하더니 결국... 이런 방법일 줄은 몰랐어."
"숙모, 걱정하지 마세요. 서우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 하늘도 도와줄 거예요. 분명 아무 일도 없을 거예요."
"예지야, 서우는 내 유일한 딸이야. 난 서우 없이 못 살아."
"당연하죠. 저도 그 마음 알아요."
강하성은 멀지 않은 곳에 선 채 몸이 조금씩 가라앉는 것만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또 임서우의 계략이었다.
임예지가 먼저 강하성을 발견하고는 일어나서 달려왔다. "하성아, 왔어?"
"의사가 뭐라고 했어?"
강하성이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
"제때 데려와서 큰일은 없을 것 같다고는 하시는데... 서우가 계속 깨어나지 못하고 있어."
"자업자득이야!" 강하성은 욕설을 퍼부으면서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순간, 임예지는 조금 전에 한은실과 한 얘기를 강하성이 다 듣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임예지는 강하성이 자리를 뜨지 않은 것에 대해 매우 놀랐다.
임서우가 깨어나기를 기다리는 것일 수도 있었다.
그때 임예지는 머리를 굴리더니 즉시 강하성의 손목을 잡았다. "하성아, 우리 결혼... 취소할까? 난 다시 서우를 해치고 싶지 않아."
"그건 너와 상관없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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