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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장

임서우는 자신도 모르게 잠에 들었다. 누군가 이불을 덮어주는 인기척에 눈을 떠보니 김은아였다. 임서우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은아야, 드디어 왔구나." 담담한 임서우의 말에 김은아는 멈칫하더니 힘껏 임서우를 껴안으며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서우야,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내가 널 속이는 게 아니었는데." 두 사람이 알고 지낸 지 10여 년 동안, 김은아는 늘 임서우의 정신적 지주였다. 임서우의 마음속에 김은아는 항상 밝고 투지가 넘쳐나는 친구라 그 어떤 어려움도 절대 김은아를 무너뜨릴 순 없었다. 둘은 사실 비슷한 점이 꽤 많았다. 다만 김은아가 임서우보다 조금 더 강인했고 지금처럼 울부짖는 일도 거의 없었다. 그런 친구의 모습에 임서우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사실을 안 순간부터 그녀는 단 한 번도 김은아를 탓한 적 없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김은아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서러움을 참아왔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은아야, 나한테 사과 안 해도 돼. 네 탓 한 적 없어." 임서우도 눈물을 흘리며 위로를 건넸다. "서우야, 미안해. 내가 네 얼굴에 먹칠했어." 김은아가 임서우를 빤히 보며 말했다. 안 그래도 강씨 가문에서 임서우를 업신여기는데, 자기 일까지 알려진 마당에 임서우를 더욱 가볍게 볼 게 뻔했다. "무슨 그런 말을 해. 은아야, 난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한 적 없고, 앞으로도 안 그럴 거야. 내가 확인하고 싶은 건 하나밖에 없어. 너 지금 행복해?" 김은아는 임서우와 소파에 앉아 한동안 침묵을 지키며 최근의 일들을 돌이켰다. "얼마 전에, 엄마가 꽤 많이 아프셨어. 병원에서는 당장 수술해야 한다고 나더러 1억을 준비하랬어." 그 말에 임서우는 멈칫했다. 강씨 가문에게 1억은 다구 세트 가격에 불과하겠지만, 김은아와 자신에게 있어서 천문학적인 숫자였다. "강이준이 내 라방의 제일 큰 손이라 만나자는 걸 거절할 수 없었어." 임서우는 더욱 마음이 아팠다. 그저 연인이거나 잠자리 파트너일 줄만 알았는데, 이건 좀 반전이라 임서우의 목소리가 떨려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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