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5장
“여태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어요.”
강하성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강이준이 그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고 강하성은 그걸 반사적으로 피하며 손으로 주먹을 받아냈다.
“삼촌,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입니까?”
박정원은 서둘러 그쪽으로 달려가 강이준의 팔뚝을 내리쳤다.
“정말 미쳤어요? 아버님이 사경을 헤매고 계신 지금 대체 이게 무슨 짓이에요?”
“그래요. 말로 해요. 할아버지가 지금 이런 상태인데...”
임예지도 옆에서 한마디 거들어 들었다.
“입 다물어.”
강이준은 임예지를 향해 무섭게 경고하더니 다시 박정원과 강하성을 바라보았다.
“아버지 병세가 왜 악화했는지 두 사람이 더 잘 알고 있을 텐데?”
그 말에 두 사람은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이곳에 있는 이들 모두 강주호를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다.
그래서 박정원은 임서우와 강하성을 급하게 이혼시키려고 한 것 때문에 정말 강주호가 이렇게 된 건가 싶어 초조해졌다.
강주호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건 맞지만 이런 식으로 빨리 보낼 생각은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구석 끄트머리에 앉아 있는 임서우를 바라보았다.
임서우는 두 팔로 무릎을 감싼 채 공허한 얼굴로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
강이준은 여기서 더 큰 소란을 일으킬 생각은 없었다.
“만약 이대로 아버지가 깨어나지 못하면 평생 후회하게 될 거야.”
그는 강하성에게 나지막이 경고하고는 박정원을 향해 말했다.
“지금 당장 재하 들어오라고 하세요.”
박정원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둘러 전화를 걸었다.
지금 이 순간 1분이 한 시간처럼 느리게 느껴졌다.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기도하고 있었다.
임서우는 혼이 반쯤 나간 상태로 가만히 있다가 익숙한 얼굴의 누군가가 이쪽으로 뛰어오는 것이 보였다.
임서우의 피를 뽑아줬던 간호사가 달려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임예지 씨 혹시 여기 있어요?”
“네, 저기 있어요.”
임서우는 황이진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가 싶어 물었다.
“무슨 일인데요?”
“황이진 씨 지금 상황이 많이 안 좋습니다. 가족분들이 옆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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