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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장

짧게 대답을 마친 임서우는 눈을 감았다.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이 베갯잇을 흠뻑 적셨다. 다음 날 아침, 찬 숟가락으로 눈을 한동안 마사지한 뒤에야 부은 눈은 그나마 정상으로 돌아왔다. “저 들어갈게요.” 강주호의 방으로 들어가보니 오늘따라 유난히 기분이 좋은 듯 활짝 웃는 얼굴이 그녀를 맞이했다. “하성이 솜씨는 어때?” “네? 아... 나쁘지 않던데요?” “거짓말은.” 강주호가 고개를 저었다. “요리라곤 처음 해 본 애인데 맛이 있을 리가 없지. 자꾸 그렇게 띄워주지 마. 애 버릇 나빠져.” “정말 나쁘지 않았어요. 적어도 국수가 익긴 했으니까...” 그녀의 농담에 강주호는 호탕하게 웃었다. “그러고 보면 하성이도 참 불쌍해. 하필 우리 집안에서 태어났으니.” “할아버님, 지금 일부러 이러시는 거죠? 재벌의 삶을 꿈 꾸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재벌은 이준이 같은 사람이겠지.” “하긴... 하성 씨 어렸을 때는 어땠어요?” 임서우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얼마나 어렸을 때?” “그냥 어린 아이일 때요.” “글쎄. 기억도 잘 안 나. 하성이는 5살 때부터 그룹 후계자로 내정됐어. 날, 제 엄마를 따라다니며 밤낮없이 공부했지. 그러면서도 단 한 번도 불평하지 않았어.” “왜 삼촌은 그룹을 물려받지 못한 거죠?” 임서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준이는 평생 한량으로 지내서 그룹을 이어받을 위인이 못 돼.” “그럼 하성 씨 형은요? 두 사람 한 살 터울이라던데. 보통 이런 기업은 장남에게 물려주는 게 관례 아닌가요?” “그래. 그러려고 했지.” 강주호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사고가 있었어. 그리고 나서 애 성격이 180도로 바뀌어선 무슨 일이 있어도 회사는 안 물려받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탓에...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지.” 처음 듣는 이야기에 임서우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성이가 처음 그룹을 물려받았을 때 이사들 쪽에서 꽤 불만이 많았어. 새파랗게 어린 자식이 대표랍시고 나서니 마음에 안 들 수밖에. 하지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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