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장
그 말의 뜻은 그들이 김수현만을 김가 아가씨라고만 인정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깊은 의미는 그동안 김수지와 김수현을 구분하지 못했었는데 이제는 알아볼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하지만 김수지는 그 뜻을 알아들었다. 심지어 한마디 더 했다. ‘그러게요, 나도 우리가그렇게 닮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혈연관계가 없는 자매인데 어떻게 비슷할 수 있지.
김수지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하녀를 물러나게 한 뒤 옷방으로 들어가 양이나의 말에 대꾸했다. ‘어머니, 저에요.’
양이나는 독촉했다. ‘빨리 들어오지 않고 뭐하녀!’
김수지는 그녀들이 안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단지 양이나와 옷방같은 이렇게 사적인 장소에서 처음 만나는 것이 조금 신기할 뿐이다. 그래서 걸어 오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특히 양이나가 치마 한 벌을 들고 활짝 웃으며 그녀가 다가오기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김수지는 이 순간에도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모성애에 대한 내면의 갈망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느꼈다.
‘수현이는요?’ 김수지는 웃으며 마주 걸어가면서 양이나의 뒤를 봤으나 김수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수현이 어디에 있어요?’
‘피팅룸에 갔어.’ 양이나는 옷방에 있는 작은 방을 가리켰다. ‘너 여기 와봐. 내가 너한테 수현이랑 똑같은 치마 두 벌을 골랐어. 너도 와서 입어봐.’
김수지는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 ‘왜 똑같은 걸 입어요?’
‘너 지금 옷 다 더러워졌어.’ 양이나는 김수지 이것저것 묻는 것을 달갑지 않다. 그래서 얼버무렸다. ‘그리고 너희 자매는 처음으로 정식으로 만났을 때 같은 옷을 입으면 얼마나 다정해 보이겠어. 조금 있다가 내려가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할지 모른다.’
김수지는 양이나가 이렇게 생각할 줄 몰랐다. ‘나랑 수현이.....그렇게 다정한 자매 사이는 아니잖아요. 그리고 제가 입은 이 치마는 병원에서 더럽혀졌어요. 급한 일이 생겨서 바꿀 시간이 없었구요.’
게다가 양이나의 손에 있는 치마는 정교하고 아름다운 짙은 녹색이지만 치맛자락은 정말 길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