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장

‘물론입니다.’ 진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모님은 사장님한테 확실히 정이 있습니다. 그녀는 사장님을 볼 때 눈에는 별이 있는 것 같은 게 그건 분명히 사장님께 마음이 있는 겁니다. 근데 이렇게 이혼하게 되다니......’ 그 두 사람에 대해 진영은 여전히 약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박민혁이 김수지와 김수현의 비슷한 모습을 본 그 순간부터 이 결말은 이미 정해졌다. 그는 거기까지 말하고 더 이상 자세히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팡룽 이 일이 있은 후 특별히 관찰했습니다. 사모님과 지현씨는 정말 친구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니, 친구라고 할 수도 없어.’ 박민혁이 여기까지 말하고 괜히 의기양양해 했다. ‘내가 병원에 갔을 때 김수지는 아직 나를 못 보고 내가 지현인 줄 알고 밥값을 주겠다고 하더군.’ 그녀가 좋아하는 죽반찬이 대체 몇 푼이나 한다고, 친구라면 어떻게 그렇게까지 계산할 수 있지? 김수지는 박가에서 매일 밥을 먹었는데 왜 그와 밥값을 계산하지 않았을까? 그게 바로 지현이가 남이라는 걸 말해준다. ‘사장님 말씀이 옳습니다.’ 진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박민혁의 분석에 더 세밀하다고 느끼면서 공감했다. ‘그리고 팡룽이 사모님을 납치한 일은 아마도 지난번에 지하철에서 지현씨가 사모님을 도와 대신 나선 것과 다소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팡룽이는 사모님을 복수하고 싶었고, 또 지현씨도 복수하고 싶었을 겁니다. 저는 아무래도 사모님의 이번 일이 너무 험악하다고 여겨집니다. 그래서 아마 지현씨에게도 다소 앙심을 품은 게 아닌지......’ 박민혁은 그 말을 들으면 매우 만족해 했다. 그 깊은 눈동자에서는 성하와 같은 빛이뿜어져 나왔다. ‘역시 너는 여자를 좋아했던 경험도 있었구나. 감정적인 문제를 분석하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이렇게 여자 마음도 속속히 파악할 수 있으니.’ 진영은 부끄러워했다. ‘사장님, 갑자기 이렇게 칭찬해 주시니 부끄럽습니다.’ ‘그게 뭐 어때서.’ 박민혁은 김수지가 지현에 대한 이러한 심리적 변화를 생각하면 왠지 속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