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장
박민혁은 여전히 공적인 어조로 말했다. ‘김수지, 고소인도 증거를 말해야 돼.’
‘난 증거를 제시하기도 귀찮아요. 어차피 당신이 조사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방법이 있으니까.’
‘김수지......’
‘시간이 늦었어요. 박사장님 어서 가서 같이 있어줘야죠. 그녀가 또 전화해서 찾으면어떻게 해요.’
그럼 당신은?
당신을 같이 있어 줄사람이 안필요해?
하지만 그가 무슨 자격으로 그렇게 물을 수 있을까. 그렇게 물으면 김수지의 기분은 지금보다 더 나빠질텐 데.
그는 숨 쉴 곳이 막힌 듯 가슴속에 말 못할 응어리가 가라앉았다. ‘그럼 푹 쉬어. 팡룽 그 자식 앞으로 당신을 귀찮게 하지 않을 거야.’
‘잠깐만요!’ 김수지는 갑자기 일어나 앉아 변우빈이 그녀에게 준 외상 치료 연고를 그에게 던지면서 눈길로 무심코 그의 두 손을 스쳐 보았다. ‘팡룽 큰 문제를 해결해줘서 고마워요. 빚지고 싶지 않아요. 손에 상처가 있으니까 처리받고 약 바르세요.’
그들 사이는 한때 가장 친한 부부였었다.
하지만 지금은 고맙다고, 빚졌다고 표현한다.
그런데 그녀의 관심을 받은 이 느낌은 정말 좋다. 마치 누군가 빗자루를 들고 답답한 속을 살살 청소해 주는 것처럼. 드디어 숨을 쉴 수 있게 되었다.
김수지밖에는 아무도 그의 상처가 아직 치료받지 못한 것을 알아보지 못했다. 심지어 김수현조차도 한 마디도 묻지 않았다.
창밖에서 바람이 유리에 부딪히며 퉁퉁 소리가 간다. 정신을 더 불안하게 한다. 박민혁의 눈밑에는 자신도 모르는 웃음기가 돌았다. 그는 연고를 넣었다. ‘그 1억......’
‘박사장님, 걱정하지 마세요, 그 돈은 떼먹지 않을게요.’
‘그 돈은 당신이 갚을 필요 없어.’ 박민혁은 다시 강조했다. ‘지난번에 200만원을 당신 계좌로 이체했으니까, 당신 그냥 김가로 돌아가.’
‘내가 김가한테 돈을 요구한 걸 알았나 보죠.’ 김수지는 고집을 부렸다. ‘근데 당신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일들도 있어요. 난 당신이 지금 장미를 안고 온 게 도대체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요. 어쨋든 우리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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