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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장

박민혁을 구해준 일 때문이 아니라 김수연의 얼굴이 망가진 아쉬움을 자신이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현에게는 이유를 설명해 주지 않았다. 지난번 일시적인 충동으로 지현에게 만나보자고 했지만 다행히 그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어떤 얼굴로 지현을 마주 봐야 할지 몰랐을 것이다. 김수지는 손가락을 배배 꼬았다. "이번 일도 고마워요." 지현은 언제나 묵묵히 옆에서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자신은 그에게 아무것도 줄 수 있는 것이 없다. 감정마저도... 지현은 어색해 하는 김수지를 눈치챘다. 그녀는 최근 며칠 생각할 일이 많아 두 사람의 감정에 소홀했다. 그러나 오늘의 김수지는 차분해 보였다. 지현은 걱정을 내려놓고 싱긋 웃었다. "말로만 고마워할 거예요?" "아니면요?" 김수지는 순간 흥미가 생겼다. 지현이 원하는 것이 있다면 더 좋다. "예전이랑 똑같아요." 지현이 요구했다. "밥 사줘요." "... 안 질려요?" 지현은 매번 도와주는 대가로 밥을 사달라고 했다. 그는 다른 사람을 곤란하게 하는 법을 모르는 사람 같았다. 김수지는 지현의 온화한 눈매를 바라보며 결국 지성과의 일을 마음에 묻어두었다. 귀찮고 이상한 변태 놈은 박민혁에게 처리를 맡기면 된다. 지현에게 성가신 고민을 안겨주고 싶지 않았다. "조금 지겨운 것 같아요." 지현은 봄날의 해바라기처럼 부드럽게 웃었다. 인간 세상에 따뜻한 햇살을 비추는 것 같은 웃음이었다. 음흉한 지성과는 정반대였다. 두 사람은 정말 친형제라고 믿기 어려웠다. 오히려... 지성은 때때로 박민혁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박민혁은 외동이니 지성과 같은 큰 남동생이 있을 리가 없다. 잠시 고민하던 지현이 입을 열었다. "이렇게 해요. 요즘 가을철이라 비가 많이 오는데 병원에 출근할 때마다 우산 챙기는 걸 자꾸 잊어버려서 다음에 비가 오면 수지 씨가 우산을 가져다줘요. 어때요?" 처음으로 지현이 김수지에게 진지한 요구를 했다. "우산을 가져다주면 수지 씨가 정중하게 감사 인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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