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장

바로 그날 그녀와 관계를 풀었던 어머니인가? 김수지가 마음속으로 어렵게 쌓아올린 가족애에 대한 그간의 갈망은 순식간에 사라져 "단지 잘 살기 위해서요."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피가 배어나올 것 같았다. "제가 어떻게 고생하고 어떻게 자랐는지 모르십니까? 이런 부귀영화를 놓지 못하겠어요?" 상대방의 목소리가 크게 약해지면서 "그럼 왜 ...굳이 이 200억...." "전에 가게를 사기 위해 박민혁에게 200억을 빚졌는데, 채무 분쟁이 없어야 이혼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좋아,일부러 이혼을 미루는 게 아니라니 다행이다." 양이나의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박민혁도 당신에게 쓸데없이 돈을 낭비하고 싶지 않은 것 같네." 이 말은 김수지를 매우 불편하게 만들었다. "무슨 말이에요?" "아니, 당신이 좋은 아이, 민혁도 좋은 아이라는 뜻이다."양이나의 목소리는 웃는 것처럼 들렸지만 김수지를 더욱 슬프게 만들었다. 세상에 어떤 엄마가 자기 아이가 이혼하고 이렇게 많은 빚을 지고 있다는 말을 듣고 이렇게 웃을 수 있겠어? 단지 엄마가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뿐이고, 아이를 신경 쓰지 않을 뿐이다. 하지만 더 이상 그녀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그녀가 이혼하기를 바랄 정도는 아니겠지? 어쨌든 그녀가 아는 한, 김씨 집안의 일부 사업은 세한그룹에 의존해서 발전해 왔다. 그럼 박씨 집안을 재신으로 삼아야지, 박민혁과의 결혼이 더 좋아야 김씨 집안에 계속 이익을 줄 수 있지 않겠을까? 그런데 왜 양이나는 3년 동안 그녀에게 호의를 표한 적이 없고, 이제는 직접적으로 그녀의 이혼을 고대하고 있다. 김수지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간다. 그 순간, 과거의 일들이 영화 장면처럼 그녀의 머릿속에 다시 떠올랐다── 김씨 집안에서 처음 만난 하인은 그녀를 따뜻하게 불렀다. "아가씨." 다른 하인들이 그녀에게 "수연 아가씨, 가장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라고 말했다. 게다가 양이나는 생일 파티에서 그녀가 앞마당에 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고 소리를 지르고 심지어 그녀를 때리며 "수연이 막 귀국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