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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장

"우리 이혼했잖아." 김수지가 그 말을 반복했다. 이혼했으면 거리를 유지해야 했다. 이런 이상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이 아니라. 박민혁은 또다시 이 얘기를 꺼내는 김수지의 말을 듣더니 손에 힘을 가했다. 그리곤 이를 물고 말했다. "나 아직 사랑해?" 김수지는 그 말을 듣자마자 말문이 막혔다, 얼굴도 빨개져 다급하게 그에게 잡힌 손을 빼냈다. "무슨 헛소리 치는 거야?" 이혼한 부부끼리 사랑이라니. 하지만 박민혁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얼굴을 잡고 눈을 맞추곤 물었다. "김수지, 너 나 아직 사랑해?" 가까이서 보니 박민혁은 심장 떨리게 잘생겼다. 특히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는 더욱 쉽게 그에게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는 아편이었다, 그녀에게 속하지 않는 아편. 그랬기에 그녀는 자신이 중독되게 할 수 없었다. "안 사랑해." 김수지가 그의 눈빛을 피하며 말했다. "아직 사랑하면 어떻게 그렇게 단호하게 이혼할 수 있었겠어?" 마치 박민혁에게 묻는 것 같기도 했고 자신에게 묻는 것 같기도 했다. 그녀의 심장은 이미 다칠 대로 다쳤다. 그랬을 뿐이다. "나도 묻고 싶은 거 있어." 김수지는 박민혁에게 입을 열 기회를 주지 않고 오랫동안 참아왔던 말을 뱉어냈다. "아이가 내 배에서 자라고 있을 때, 나한테 했던 말, 고백했던 말, 만점이 10점이라고 하면 그 말 5점은 되었던 거니?" "말했잖아, 너랑 화해한 거 아이랑 아무 상관 없다고. 아이들은 금상첨화였어, 하지만 우리가 계속 함께 할 수 있었던 관건적인 요소는 아니야."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의 선택과 행동은 자꾸 그녀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몇 점이냐고." 김수지가 다시 집요하게 물었다. 그런 김수지를 본 박민혁은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 "김수지, 왜 나를 안 믿으려고 하는 거야?" "그럼 너는 왜 대답 안 하려고 하는 건데?" 김수지는 울적했다, 대역을 하느라 억울함을 많이 당했는데 지금은 또 너무 많은 이유로 아이까지 잃었다. 그녀는 그저 그에게 정확한 답을 요구하고 있었지만 그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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