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장
김수지는 침실을 나와서야 어제 한밤중에 또 비가 내려 날씨가 확연히 싸늘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래층으로 내려가던 그녀가 추위를 느끼고 막 올라가 옷을 더 껴입으려고 하는 순간, 박민혁이 카디건을 들고 와서 그녀에게 건넸다. “빚을 갚으려면 건강 챙겨야 해, 감기 걸리지 말고.”
어젯밤까지 그녀와 크게 다투었던 사람이 오늘 그녀에게 옷을 건네다니, 김수지는 이 사람이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옷을 건네는 건 그렇다고 쳐도, 그 한 마디 말이 사람을 화나게 만들었다.
“채권자님께 폐를 끼치지 않겠습니다.” 그녀는 손을 뻗어 받지도 않았고, 말하는 어투 또한 차갑다. “흑백이 어우러진 색상을 제가 지금 많이 싫어해서요.”
이런 색상은 김수지로 하여금 그 여자가 한발 앞서 사간 스커트와 그 여자에 대한 박민혁의 편애를 상기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자신을 불쾌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박민혁 또한 그러는 그녀를 재빨리 꿰뚫어 보았다. “좀생이, 고작 스커트 하나 가지고, 엄청 씹네.”
당연하지!
그 스커트는 그 여자에 대한 박민혁의 서슴지 않은 사랑을 상징하며!
김수지가 아내로서 짓밟힌 치욕이기도 하다!
그러니 그가 무슨 자격으로 그녀를 좀생이라고 하는가?!
그의 그런 말에 화가 난 그녀는 차가운 얼굴로 그를 무시했다.
박민혁은 아예 사람을 시켜 옷을 치우라고 했고, 싸늘한 얼굴로 구구절절 빈정거렸다. “돈 많은 남자한테 달라붙더니 달라졌네, 한낱 빚쟁이가 이렇게까지 콧김이 세고 말이야.”
김수지는 그의 저기압을 느낄 수 있었다.
왜냐면 그녀의 기분도 눈에 띄게 나빠졌으니까.
고작 밥 한 끼 때문에, 그는 그녀와 지현에서 사형을 선고했고, 게다가 거듭 언급하고 있으니 말이다. 어젯밤의 모욕만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심지어...... 그는 안방에도 가지 않았다.
그녀는 그가 회사에 간 줄 알았는데, 오늘 아침에 나오는 방향으로 보니 게스트룸에서 잤던 모양이다.
그녀는 긴 속눈썹을 내리깔면서 마음속으로 스쳐가는 서운함을 감추었다. 그리고 그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