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장
하지만 그녀가 지현에게 도움을 구한다면......
한 달 안에 200억 모으는 일은 아주 쉬운 일이다.
그런 강렬한 언짢음이 또다시 떠오르는 와중에 박민혁이 또 새로운 제약을 내놓았다. "그 200억 말이야, 한꺼번에 갚으면 안 돼, 갚는 방식은 내가 정해."
결국 돈을 만진 사람이 그녀였기에, 김수지는 맞춰주려고 최선을 다했다. "어떻게 갚아요?"
"한 번에 이체할 수 있는 금액은 3,842이고, 횟수는 제한 없어, 한 달 안에 200억 다 갚으면 되니까."
이렇게 되면 계좌이체 횟수만 해도 끔찍할 정도라 돈을 모으도록 그녀에게 주어진 시간이 더욱 줄어들고 더욱 촉박하다.
김수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박민혁!"
"그게 안 되면, 이혼하지 말든가." 그러니까 만나는 사람이 왜 하필이면 굳이 지현이냐고! 그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바로 지현인데!
그 말 한마디에 김수지는 맥이 빠졌다.
그녀는 이혼을 원했다.
처음에 강요당하다가 나중에는 섭섭했다면, 지금은 자발적으로 떠나고 싶었다.
그녀와 박민혁의 사이, 이제 더는 향후의 실패와 괴롭힘에 버텨낼 수 없다.
아름다웠던 순간들은 이미 그녀의 몸에 각인된 빛이 되었으며, 박민혁과의 아름다운 과거가 없었다면 그녀의 인생은 참으로 아무런 재미도 없었을 것이다.
왜냐면 그와 결혼하기 전의 삶이 너무나도 힘들었으니까.
"그래요, 약속할게요."
이혼만 할 수 있다면, 가장 아름답고 순수한 그 3년을 간직할 수만 있다면, 그녀는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었다.
김수지가 방으로 돌아가자, 진영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앞으로 다가가 말을 건넸다. "회장님...... 3,842라면 사모님께서 지현한테 밥을 사준 금액이 아닙니까......"
그가 김수지를 이렇게 대하는 건, 단지 그녀가 김수연을 닮았기 때문일까?
하지만 진영의 한마디 말이 박민혁을 기분 나쁘게 만들었다. "왜? 내가 지현의 여자를 곤란하게 만들어서, 너무했다고 생각돼?!"
진영: "......"
"그 자식이 내 눈에 계속 거슬리는 거, 너 몰라?" 생각할수록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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