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1장
김수지는 자기보다 흥분한 안소희를 보고 함께 이 행복함에 물들은 것 같았다. "괜찮아, 나도 같이 가."
그러나 기계 앞에 서자마자 박민혁과 김수연이 산부인과를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그는 그녀를 조심스럽게 부축이고 있었다.
그녀를 향한 그의 시선을 너무나 부드러워 온 몸에서 따뜻한 아우라가 풍겼다.
김수지의 마음에 걷잡을 수 없는 고통을 느껴졌다.
더 이상 개의치 않기로 했잖아.
하지만 김수지는 여전히 형언할 수 없는 씁쓸함이 퍼져나갔다. 그녀는 박민혁의 아이를 임신했다. 하지만 박민혁은 영원히 그녀와 함께 산전 검진을 받으러 오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다정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지 않을 것이다.
김수지는 시선을 돌리며 스스로 그 분위기 속에서 빠져나오려고 했다.
하지만 발걸음은 여전히 당황한 채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배를 감쌌다. "소희야, 우리 빨리 가자."
그러나 김수연은 벌써 두 사람의 모습을 눈치챘다.
안소희를 따라오면 김수지를 만날 수 있을까 하고 추측했는데 진작 만날 수 있을 줄이야.
이렇게 된 이상 그대로 김수지를 보내주는 것이 아까웠다.
김수연는 입꼬리를 올리고 박민혁에게 더 가까이 몸을 기울였다.
하지만...
그녀는 방금 배를 가리고 있던 김수지의 행동에 대해 생각했다. '산부인과에 무슨 검진을 받으러 왔지?
생리? 복통? 아니면... 임신?'
김수연은 이 마지막 생각에 깜짝 놀랐고 그녀의 얼굴은 순간 추악해졌다.
박민혁도 방금 일 처리를 마쳤고 고개를 들어 김수연의 어두운 표정을 보고는 그녀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많이 힘들어? 안색이 안 좋아."
김수지는 그들의 눈에 띄지 않는 모퉁이에 서 있었지만 그들의 움직임을 뚜렷이 볼 수 있었다.
두 사람 너무 친밀해 보였다.
심지어 산부인과까지 함께 오다니.
두 사람 벌써 관계를 가진 것이 틀림 없었다.
그것도 그녀가 살았던 침실에서 말이다.
"우웩." 김수지는 두 사람의 친밀한 장면을 생각하며 메스꺼움을 참지 못했다. 그녀는 재빨리 안소희를 끌어당기며 말했다. "검사도 끝났고 진단서를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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