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4화
반찬 다섯 개.
신세희는 음식들을 쳐다보면서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맙소사, 한 끼 식사를 이렇게 풍성하게 준비하다니, 어떻게 다 먹으란 말이지.
하지만 그녀는 내심 좋았다.
배달음식을 들고 신세희는 미소를 지으며 직원식당에 들어가기도 전에 조의찬과 그의 절친한 친구인 서시언을 마주쳤다.
"오! 요 며칠 또 어떤 새로운 부잣집 도련님이 생긴 거죠, 신세희 씨?"
조의찬이 신세희의 앞길을 가로막고는 건들거리며 물었다.
신세희는 고개를 들어 조의찬을 바라보았고, 그녀의 얼굴에는 웃음으로 가득 찼다.
조의찬은 다시 한번 어리둥절해졌다.
신세희가 이런 웃음을 짓는 것을 본 것은 사흘 전, 회사 밖에서 공사장 음식을 먹을 때였다.
"의찬 씨, 요 며칠 보이지 않던데 많이 바쁘셨나 봐요."
신세희는 웃는 얼굴로 조의찬을 바라보았고, 조의찬은 기계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바빠도 며칠 뒤면 월급 날인 거는 잊지 마세요. 제가 월급날 때 밥을 산다고 한 거랑 빌린 돈도 갚아야 하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신세희는 빙그레 웃으며 조의찬에게 말했고, 그는 잠시 멍해졌다.
"네......잊지 않을게요."
"오늘 배달음식이 너무 푸짐한데, 저랑 같이 드실래요? 그리고 의찬 씨 친구분도?"
신세희가 또다시 적극적으로 물었고, 조의찬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럼 밥 먹으러 갈게요."
말을 마치자 신세희는 배달음식을 들고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
조의찬은 한참 동안 뒤에서 그녀를 지켜봤다.
신세희의 그림자가 멀어지며 직원 식당으로 들어가자, 조의찬은 비로소 입을 열어 조용히 옆에 있던 서시언에게 말했다.
"시언아, 저 여자 오늘 좀 이상하지 않냐. 오늘따라 냉담하지 않을뿐더러 되게 열정적이야. 저 여자가 내가 알던 그 냉담한 촌녀가 맞는 거야?”
서시언도 신세희가 모퉁이를 돌아 사라진 곳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턱을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다.
"저 여자, 꽤 재밌네.”
신세희는 직원 식당에 왔고, 혼자서는 이렇게 많은 음식을 먹을 엄두가 안 나 마침 옆자리에 같은 사무실 직원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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