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화
"정, 정말이에요?"
임서아는 눈물에 젖은 얼굴로 부소경을 바라보았다.
"정말이야."
"그렇지만 오빠는 날 좋아하지 않잖아요. 오빠는 신세희를 좋아하고 있잖아요. 오빠에게 강요하고 싶지 않아요. 배 속의 아이로 오빠를 곤란하게 하고 싶지도 않고요. 그저 차마 아이를 지우지 못해서 그랬어요. 오빠를 따라가지 않고, 저는 멀리 떠날 거예요."
임서아가 고개를 저으며 눈물을 흘렸다.
"너와 결혼하겠다고 했잖아. 넌 내 유일한 아내가 될 거야. 네 배 속의 아이도 부 씨 가문의 후계자가 될 테고."
말을 마친 부소경이 임서아를 안고 검사실로 걸음을 옮겼다.
"......"
그녀의 얼굴에는 아직도 눈물 자국이 흥건했다. 그러나 부소경의 품에 기댄 임서아는 자신의 완벽한 승리를 직감했다.
그들의 뒤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허영과 임지강이 서로 의미심장한 눈빛을 주고받았다.
산부인과에서 검사받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검사 결과가 나왔다. 임서아는 임신이 확실했다. 임신한 지 10주가 지났으니 마침 부소경과 그녀가 하룻밤을 보냈던 시기와 맞물렸다.
의사는 또 부소경에게 태아는 아주 건강하지만, 모체가 약하니 잘 쉬어야 하며 화를 내거나 슬퍼하면 안 된다고 했다.
엄마가 슬퍼하면 아이의 성장에도 좋지 않기 때문이었다.
의사의 당부를 들은 부소경은 다시 임서아를 안고 진찰실을 나섰다. 그는 그녀를 내려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부소경의 품에 안긴 임서아는 형용할 수 없는 달콤한 감각을 맛보았다. 취한 것처럼 정신이 몽롱해지며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다.
부소경은 병원 밖 주차장에 도착해서야 임서아를 내려주었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차가웠다. 심연 같은 그 눈동자를 마주한 임지강와 허영은 그의 의중을 도무지 알아낼 수 없었다.
"서아를 우리 집으로 데려가겠습니다. 앞으로 저와 함께 지낼 거고, 서아를 특별히 보살펴 줄 사람도 부 씨 저택에서 차출할 겁니다. 그리고 한 달 뒤, 서아와 결혼하겠습니다. 아이는 제 아이이니 당연히 낳을 거고요. 아무도 내 아이를 지우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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